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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혼외자루머 침묵 대가로 도어맨 3만 달러 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혼외자 스캔들? …트럼프, 루머 덮으려 도어맨에게도 돈 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이 2016년 대선 전 또 다른 ‘섹스 스캔들’ 입막음을 위해 트럼프 빌딩의 도어맨에게 거액을 지급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2006년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한 전직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2006년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한 전직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 [A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미 주간지 뉴요커와 AP통신은 미디어 그룹 ‘아메리칸미디어(AMI)’가 트럼프의 사생활에 관해 침묵하는 조건으로 3만 달러(약 3200만원)를 도어맨에게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AMI의 데이비드 패커 회장은 트럼프와 친분이 있으며, 그가 발행하는 연예전문지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2016년 미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를 노골적으로 지지해 ‘트럼프의 타블로이드’라는 별명을 얻었다.

루머 침묵 대가로 도어맨에 3만 달러 #친트럼프 성향 미디어 그룹이 지급

AP통신에 따르면 AMI는 2015년 말 트럼프 빌딩의 도어맨이었던 디노 사유딘 3만 달러를 건넸다. 사유딘이 들었다는 트럼프의 사생활 루머에 대한 독점권을 AMI에 넘기는 대가였다.
루머의 내용은 트럼프가 80년대 말 트럼프 타워 직원이었던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아이를 가졌다는 것. AMI는 사유딘이 침묵을 깰 경우 위약금 1000만 달러를 물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비밀유지 계약을 맺었다.

이어 AP통신은 AMI가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의 이미지를 보호하는 데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트럼프와 성관계를 맺은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캐런 맥두걸에게 침묵의 대가로 2016년 15만 달러(약 1억 6000만원)를 지급한 것도 AMI였기 때문이다.
맥두걸은 지난달 “당시 맺은 비밀유지 합의는 무효”라며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AM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어다고 주장하는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인 캐런 맥두걸이 2015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 [사진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어다고 주장하는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인 캐런 맥두걸이 2015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 [사진 트위터]

같은 내용을 폭로한 뉴요커의 로넌 패로우 기자도 이날 CNN에 출연해 당시 AMI가 루머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한 뒤 덮어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루머에 대해) 보도를 중단하라는 지시가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발행인인 데이비드 패커로부터 내려왔다”며 “이 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사람이 뉴스를 바꾸거나 묻어버릴 수 있다는 걸 뜻한다”고 말했다.

AMI는 보도 직후 자사의 연예뉴스 웹사이트인 ‘라다 온라인’의 기사를 통해 해명했다.
이 기사에서 ‘내셔널 인콰이어러’ 딜런 하워드 편집장은 “트럼프가 캘리포니아에 사는 미모의 29세 의대 졸업생과의 사이에 혼외자를 두고 있다는 루머에 대한 독점권을 도어맨에게 샀다”며 ‘거래’ 사실은 시인했다. 그러나 “4주간 취재했지만 진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보도하지 않기로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보도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다른 언론들이 루머를 취재하기 시작했다”며 “합의를 해지해 사유딘이 누구에게나 말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P통신은 AMI가 사유딘과의 비밀유지 합의를 해지한 시점이 2016년 대선이 끝난 뒤라고 지적했다. 또 AMI가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전·현직 직원들과 인터뷰하는 기자에게 법적 조치를 거론하며 협박한 사실도 공개했다.
이날 폭로에 대한 백악관의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한편 트럼프 혼외자 루머의 사실 여부는 뉴요커와 AP통신 모두 확인하지 못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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