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다시 예년의 봄기운을 회복했다. 12일 서울 낮 최고 기온이 17도까지 오르고 미세먼지는 지역에 따라 ‘나쁨’ 단계를 보이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바람과 함께 내렸던 비가 그치고 하늘과 자연은 본연의 색을 찾았다. 도심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벚꽃이 봄바람에 꽃잎을 떨구고 있다. 꽃잎이 있던 자리를 비집고 초록의 여린 잎이 나오고 있다. 이젠 꽃보다 신록일까. 아니다. 당분간은 신록보다 꽃이다. 차츰 푸르러가는 자연 속에서 여전히 화려한 색으로 자신을 뽐내는 식물들이 있다.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구청 왼쪽 연희로길을 따라 200여 미터를 올라가면 만나는 안산 연희숲속쉼터. 10,000㎡의 쉼터는 아담하고 잘 가꿔진 ‘숲속정원’과 같다. 쉼터로 가는 길엔 벚나무가 빽빽하다. ‘끝물’이긴 하지만, 서울 도심에서 가장 늦게까지 벚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숲속 정원의 형형색색의 꽃들이 지고 있는 벚꽃을 대신해 아직 꽃구경하지 못한 도시민들을 부르고 있는 듯하다.
점심을 먹고 올라온 직장인부터 산책 나온 사람들까지, 시민들의 발길이 온종일 끊이질 않는다. 원색의 튤립꽃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정원 속 의자에 앉은 연인들의 다소곳한 속삭임이 한가롭다. 활짝 핀 라벤더 꽃 향이 봄바람을 타고 쉼터 전체에 넘치는 듯하다.
이곳 연희숲쉼터 벚꽃 마당 야외무대에서는 12~15일 벚꽃 음악회가 열린다. 12~14일에는 오후 2시와 7시, 일요일인 15일에는 오후 2시에 음악회가 열린다.
튤립꽃 물결로 넘실거리는 연희숲을 사진으로 만나보자. 사진·글=김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