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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고액 강좌’…기업서 3년간 2억대 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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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원장으로 있던 더미래연구소가 피감기관 등의 대관 담당자를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3년간 2억5000만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11일 나타났다.

원장 맡았던 더미래연 회계 분석 #2015년 정무위 간사였던 김기식 #피감기관 직원 상대로 강좌 개설 #연구소 수익만 9935만원 챙겨 #1기 강사 장하성·우상호 150만원 #2기 강사 조국은 30만원 받아

더미래연구소가 국회에 제출한 연도별 사업계획서 및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5~2017년 미래리더아카데미로 거둔 매출은 2억5774만원이었다. 이 중 강사료 등을 제외하고 연구소가 챙긴 수익만 9935만원이다. 1기 때는 1억686만원의 매출을, 2기에는 8688만원, 3기 때는 64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2기 때부터 수강생이 1기의 절반으로 줄며 매출이 줄었다. 더미래연구소는 아직 모집하지 않은 2018년의 경우 1억2000만원의 매출을 잡아뒀다.

미래리더아카데미의 수강료는 1기 때는 350만원이었고, 2기부터 600만원이었다. 미래리더아카데미는 2시간씩 10회의 강의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수백만원의 비용을 내고 강의를 수강한 건 주로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의 대관 업무 담당자였다. 국회 정무위가 피감기관으로 삼고 있는 산업·기업은행, 예탁결제원, 한국거래소, 코스콤 등의 대관 담당자가 참석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는 국회 정무위와 밀접하게 엮인 국민·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삼성화재·한화손해보험 등 민간 금융기관과 생명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손해보험협회, 은행연합회, 한국공인회계사회 등 관련 협회 관계자들도 수백만원을 내고 강의를 들었다. 구글·네이버·넥슨코리아·신세계·현대자동차그룹·한화·CJ대한통운·KT·SK·LG유플러스 등 대기업 관계자도 미래리더아카데미를 수강했다.

당시 강의를 들은 금융권 관계자는 “국회를 상대로 대관 업무를 하며 네트워크를 넓히는 차원에서 참여했다”며 “교육비용은 전액 회사에서 부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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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관계자는 “국회 정무위 야당 간사였던 김 원장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무위 피감기관 및 관련 기관, 기업 등의 대관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고액 강의를 개설했다”며 “피감기관 입장에서는 고액 등록금을 내면서까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리더아카데미 1, 2기는 9~11월 진행됐는데, 당시 국정감사도 9~10월 열렸다.

더미래연구소는 미래리더아카데미에 참가한 강사진에는 30만~150만원(세전)의 강연료를 지급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우상호·홍익표 민주당 의원 등 1기 강사진에는 150만원을 줬고, 2기 강사진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에게는 30만원을 줬다.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신경민 의원 등 3기 강사진에는 60만원의 강연료를 지급했다.

고액 수강료 논란이 일자 홍익표 의원은 “다른 리더십 강좌에 비해 결코 수강료가 안 높다”며 “강사료도 더미래연구소 회원은 연구소에 다시 재정기부금으로 기부했기 때문에 고액 강연료 운운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 소속 한 야당 의원은 “의원들이 정책연구를 위해 만든 연구소가 피감기관 등을 상대로 고액 강의를 해 수익을 거두는 사례는 듣도보도 못한 일”이라며 “대단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안효성·여성국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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