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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개편]'전화 갑질 논란' 정시 확대…시안에선 빠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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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0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에는 ‘정시 확대’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지난달 박춘란 교육부 차관이 서울의 일부 대학에 직접 전화를 걸어 정시 모집 인원을 확대해 달라는 요구를 한 사실이 밝혀져 ‘전화 갑질’ 논란까지 빚었지만, 정작 대입제도 개편 시안에는 정시전형 모집 인원을 늘리는 계획이 빠진 것이다.

앞서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지난달 경희대·이화여대·중앙대 등 서울 소재 일부 대학에 전화를 걸어 현재 고교 2학년이 치르는 2020학년도 대입에서 정시모집 비율을 높여 달라고 요구했다. 차관의 전화에 연세대는 정시 인원을 전년 대비 125명, 고려대는 58명 늘렸다. 서강대와 동국대는 정시모집 비중을 기존 20%에서 30%로 높였다.

한 사교육업체가 주최한 '2018학년도 정시모집 지원전략' 설명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입시 전문가의 강연을 듣고 있다. [뉴스1]

한 사교육업체가 주최한 '2018학년도 정시모집 지원전략' 설명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입시 전문가의 강연을 듣고 있다. [뉴스1]

이처럼 대학들은 대입전형계획 제출 마감을 코앞에 두고 정시 모집 비율을 조정하는 등 홍역을 치렀지만, 정작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하며 정시 확대에 대한 내용을 쏙 뺐다. 대신 학종과 정시의 적정비율을 국가교육회의에서 논의할 안건 중 하나로 제시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서울의 사립대 교수는 “교육부가 바로 얼마 전에 정시 확대를 요구해, 이번 개편 시안을 눈여겨봤는데 관련 내용이 없어 당황스러웠다”면서 “교육부가 중심을 잡고 교육정책을 내놓는 게 아니라 여론과 정치에 휘둘리는 모양새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또 다른 대학의 입학처 관계자는 “교육부가 차관 입을 통해 정시 확대의 필요성을 직접 언급해놓고, 대입전형 개편 시안에는 ‘정시와 학종의 적정 비율 논의’라고 모호하게 표현해 국가교육회의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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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전민희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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