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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반칙 안된다며 盧 공격한 김기식, 자신에게도 엄격해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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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초대 홍보수석 “KBS 사장 임명 놓고 盧 다그치던 김기식, 자신에게도 엄격해야”  

이해성 바른미래당 부산시당 공동위원장이 지난달 3월 9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이해성 바른미래당 부산시당 공동위원장이 지난달 3월 9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노무현 정부 시절 초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이해성 바른미래당 부산시당 공동위원장이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의원 시절 ‘피감기관 출장’ 논란과 관련해 의견을 밝혔다.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다.

이 공동위원장은 김 원장 논란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2003년 4월 3일 노무현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어제는 취임 후 최악의 날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며 "15년 전 4월 2일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라고 적었다.

그가 언급한 것은 지난 2003년 서동구 KBS 사장이 사임했던 일이다. 당시 홍보수석비서관이었던 이 공동위원장은 “서동구 KBS 사장이 선출된 지 일주일 만에 사표를 냈다”며 “정의로운 언론인의 표상이었던 서 사장은 사장 선출과정에서 kbs이사장과 이사들에게 지지를 요청했는데 이 과정이 조선일보에 보도되면서 노조 등의 반대에 부딪히자 사표를 내버렸다”고 적었다.

이해성 바른미래당 부산시당 공동위원장이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사진 이해성 페이스북 캡처]

이해성 바른미래당 부산시당 공동위원장이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사진 이해성 페이스북 캡처]

그러면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하루종일 이 문제로 고심했다. 홍보수석이던 나에게 서사장의 사표 반려를 지시하고 국회에서는 '겸손하지 않은 면이 있었다'고 까지 발언했다”며 “kbs노조위원장 등 서사장 임명을 반대하는 사람들 대표 몇 명을 급히 청와대로 불러 두 시간이 넘게 설득하고 호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무수석비서로서 나는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부끄럽고 송구스러웠지만 대통령이 이 정도로 하소연하면 사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간담회를 가진 시민단체 대표들은 잔인하리만치 원칙을 내세우며 대통령을 몰아붙였다고 한다. 이 공동위원장은 “그중에서도 가장 강하게 공격한 사람이 참여연대의 김기식씨였다”며 “(김기식씨는)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를 만들자면서 조금이라도 오해받을 일을 해서 되겠냐고 거의 겁박한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매몰차게 다그쳤다”고 밝혔다.

결국 노 대통령은 간담회 이후 당시 홍보수석이던 이 공동위원장에게 “이 노무현이가 오만했던 것 같소” 라고 말하며 사표를 수리했다고 한다.

이 공동위원장은 “나는 김기식씨를 잘 모른다. 그가 금융 관련 전문가인지도 알지 못한다”라며 “다만 그날 노무현 대통령이 정말 낮은 자세로 호소할 때 반대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기식씨가 자기에게도 엄격하면 좋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그날 노무현의 마음을 헤아리고 주변 인물들의 실체를 파악해 현명한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이해성 페이스북 글 전문

김기식사태를 보면서 노무현을생각한다.
2003년4월3일 노무현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어제는 취임후
최악의 날이었던것 같다'고 했다.
15년전 4월2일에 무슨일이 있었을까?

서동구 kbs사장이 선출된 지
일주일만에사표를 냈다.
경향신문해직기자로 정의로운 언론인의 표상이었던 서사장은 사장선출과정에서 kbs이사장과 이사들에게 지지를 요청 했는데
이과정이 조선일보에보도되면서
노조등의 반대에 부딪히자 사표를 내버린것이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미안하고 스스로도
자존심이 상해서 그랬을 것이다.

노무현대통령은 하루종일 이문제로 고심했다.
홍보수석이던 나에게 서사장의 사표반려를
지시하고 국회에서는 겸손하지 않은면이 있었다고
까지 발언했다.

그리고 kbs노조위원장등 서사장임명을 반대하는 사람들 대표 몇명을 급히 청와대로 불러 두시간이 넘게 설득하고 호소했다.

참여정부는 언론과의 건강한 긴장관계를
표방하고 나설 정도로 언론관련 일을 당당하게 처리하고있고 서사장임명과정에서도 정부쪽의 개입은 없었다는것을 강조하면서
일종의 관행과 인정에 따른 사안인만큼
참여정부가 처음으로 임명한 방송사장이
계속 일할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것이다.

주무수석비서로서 나는 몸둘바를 모를 정도로
부끄럽고 송구스러웠지만 대통령이 이정도로
하소연하면 사태가 해결될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대표들은 잔인하리만치 원칙을
내세우며 대통령을 몰아붙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하게 공격한 사람이
참여연대의 김기식씨였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를 만들자면서
조금이라도 오해받을 일을 해서 되겠냐고
거의 겁박한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매몰차게 다그쳐서 결국 그날 간담회는 허탈하게 끝났다.

노대통령은 내게
'이 노무현이가 오만했던것같소.'
라고 말하며 사표를 수리했다.

나는 김기식씨를 잘 모른다.
그가 금융관련전문가인지도 알지 못한다.
다만 그날 노무현대통령이 정말 낮은자세로
호소할때 반대하던 모습을 잊을수 없다.

김기식씨가 자기에게도 엄격하면 좋겠다.
문재인대통령이 그날 노무현의 마음을
헤아리고 주변 인물들의 실체를 파악해
현명한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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