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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 유채꽃은 제주라구요? 국내 최대 유채단지 낙동강에 있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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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 하면 제주도를 떠올리지만, 국내 최대 유채꽃밭은 낙동강 하구에 조성돼 있다.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내 76만㎡에 유채꽃 수백만 송이가 만발한 모습은 장관이다. 축구장 100개 넓이다. ‘부산 낙동강 유채꽃 축제’ 개막을 열흘 앞둔 지난 4일 이곳을 찾았다. 축제는 오는 14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된다.

지난 8일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을 찾은 상춘객들이 유채꽃단지를 산책하며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송봉근 기자

지난 8일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을 찾은 상춘객들이 유채꽃단지를 산책하며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송봉근 기자

유채꽃은 이미 만발했고, 생태공원 일대는 샛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유채꽃밭 중간중간 꽂혀 있는 바람개비는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회사 야유회로 이곳을 찾은 최영아(46) 씨는 “유채꽃이 이렇게 많은 것은 처음 봐서 외국에 온 느낌이 든다”며 “부산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인 박영미(52) 씨는 해마다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그는 “해를 거듭할수록 유채꽃밭이 단정하게 정비된 덕에 동산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며 “주말에는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찬찬히 둘러보기가 힘들어 평일에 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산 낙동강유채꽃축제를 찾은 아이들이 유채꽃밭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지난해 부산 낙동강유채꽃축제를 찾은 아이들이 유채꽃밭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지난해 부산 낙동강 유채꽃 축제 기간에 다녀간 관광객은 총 15만여 명으로 하루 최대 2만명이 다녀갔다. 유채꽃밭 곳곳에 조성된 조형물 옆에서 사진을 찍고, 푸드트럭 음식을 사 먹고, 승마 체험 등을 하다 보면 하루가 훌쩍 간다. 야간개장을 원하는 관광객들이 많아져 올해 처음으로 조명 16개를 설치하고 야간개장한다.

부산 대저생태공원서 14일부터 22일까지 ‘낙동강 유채꽃 축제’ 열려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김기웅 축제팀장은 “유채꽃에 조명이 더해지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축제 기간 내내 오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야간개장을 한다”며 “조명 타워 3개에 총 16개의 조명을 달면 가로 150m, 세로 200m 공간을 환하게 비출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산 낙동강 유채꽃 축제 개막행사로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올해에도 10쌍의 부부가 결혼식을 치른다. [사진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지난해 부산 낙동강 유채꽃 축제 개막행사로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올해에도 10쌍의 부부가 결혼식을 치른다. [사진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올해 테마는 ‘봄날 웨딩’으로 정했다. 웨딩 포토존을 설치하고 면사포와 부케를 마련해 인생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작은 결혼식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무료로 상담을 진행한다. 축제 개막일인 14일에는 개인적 사정으로 결혼식을 치르지 못한 10쌍이 유채꽃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김 팀장은 “결혼식 무대가 유채꽃 바로 위에 설치되기 때문에 결혼사진을 찍으면 노란 꽃 위에 하얀 신부가 살포시 떠 있는 신비로운 모습이 연출된다”며 “결혼식 진행에 총 5000만원이 소요되지만 10쌍의 부부에게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감동과 추억을 선사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을 찾은 상춘객들이 유채꽃단지를 산책하며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 8일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을 찾은 상춘객들이 유채꽃단지를 산책하며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대저생태공원의 유채단지가 부산 시민은 물론 전국 각지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떠올랐지만 6년 전만 해도 불모지였다. 2009년 4대강 공사 때 대형 장비가 오가는 길목으로 활용되면서 돌밭으로 전락했다. 2011년 4대강 공사가 끝난 뒤 활용방안을 논의하다가 부산시농업기술센터는 부산시에 유채꽃 단지 조성을 제안했다.

지난해 부산 낙동강유채꽃축제를 찾은 관광객이 유채꽃밭을 거닐고 있다. [사진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지난해 부산 낙동강유채꽃축제를 찾은 관광객이 유채꽃밭을 거닐고 있다. [사진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부산시농업기술센터 엄영달(58) 소장은 “유채꽃은 잡초보다 강해 제초제를 뿌리지 않아도 되고, 맛이 달아서 철새 먹이로 활용된다”며 “개발에 반대하던 환경단체가 대저생태공원을 철새 먹이터로 활용하겠다는 말에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유채꽃 씨앗을 면적 대비 10배가량 많이 뿌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철새가 충분히 먹어도 남은 씨앗으로 유채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에 조성된 유채꽃밭의 모습. [사진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에 조성된 유채꽃밭의 모습. [사진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유채꽃은 매년 10월 10일 이전에 씨앗을 뿌려 이듬해 2월 말 개화해 4월 중순에 만개한다. 밭에 물이 고여있으면 유채꽃이 썩기 때문에 겨우내 수시로 물을 퍼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 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지면 꽃이 얼어 죽어 새로 유채꽃을 심어야 한다. 온난화로 개화 시기가 점점 당겨져 축제 개막일도 매년 3~5일씩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부산 낙동강유채꽃축제를 찾은 관광객이 승마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지난해 부산 낙동강유채꽃축제를 찾은 관광객이 승마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낙동강 유채꽃 축제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다. 지하철역이 바로 옆에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해 올 수 있다. 또 평지여서 어린아이는 물론 노인까지 편안하게 꽃밭을 거닐 수 있다. 엄 소장은 “유채꽃의 노란색과 하늘의 파란색이 맞닿은 풍광은 쉽게 볼 수 없는 절경이다”며 “유채꽃밭 중간중간 조성된 꽃길을 걷고 있으면 힐링이 저절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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