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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외가 충북 옥천 주민들 "딱하다" 담담하게 지켜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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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이 그것이 나쁜 것이여. 대통령 안 했으면 저런 일 당하지 않았을 텐데…, 불쌍하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선고가 이뤄진 6일 오후 고 육영수 여사 고향인 충북 옥천군 옥천읍 교동리 주민들이 TV를 통해 선고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신진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선고가 이뤄진 6일 오후 고 육영수 여사 고향인 충북 옥천군 옥천읍 교동리 주민들이 TV를 통해 선고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신진호 기자

6일 오후 국정농단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66)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가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을 선고하자 충북 옥천 교동리 마을회관에 모여 있던 주민들은 “아이고~”라며 탄식했다.

육영수 여사 생가마을 주민 "대통령 안했었으면…" 탄식 #일부 주민들 "잘못 저질렀으니 처벌은 당연" 냉담한 반응

교동리는 박 전 대통령의 외가이자 고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다. 회관에 있던 10여 명의 주민은 연신 “불쌍하다” “어디 기댈 곳도 없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선고가 이뤄진 6일 오후 충북 옥천군 옥천음 교동리 고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전시된 사진을 보고 있다. 신진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선고가 이뤄진 6일 오후 충북 옥천군 옥천음 교동리 고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전시된 사진을 보고 있다. 신진호 기자

마을회관 옆에 있는 육 여사 생가를 찾은 관람객들도 “오늘이 그날이구먼. 부모도 일찍 여의고 홀몸이나 다름없는데. 이제 죽어서나 감옥에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한 관람객은 “죽고 싶을 심정일 것이다. 얼마나 고달프면 법정에도 나오지 않겠느냐”며 “이제 곧 칠십인데 감옥에서 잘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교동리 한봉수(73) 이장은 “국민이 뽑아줬으면 잘했어야지 잘못한 것은 맞지만 속은 상한다”며 “통치자금을 박근혜만 썼나. 박근혜한테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선고가 이뤄진 6일 오후 고 육영수 여사 고향인 충북 옥천군 옥천읍 교동리 주민들이 TV를 통해 선고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신진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선고가 이뤄진 6일 오후 고 육영수 여사 고향인 충북 옥천군 옥천읍 교동리 주민들이 TV를 통해 선고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신진호 기자

육 여사 생가를 관리하는 직원들도 “박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고 생중계를 한다고 결정했을 때부터 중형을 예상했다”며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유재목 옥천군의회 의장은 “안타깝다. 벌써 구속된 지 1년이 넘어 주민들도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이제 고령인데 앞으로 긴 시간 수형 생활을 어떻게 견딜지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선고가 이뤄진 6일 오후 충북 옥천군 옥천음 교동리 고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전시된 사진을 보고 있다. 신진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선고가 이뤄진 6일 오후 충북 옥천군 옥천음 교동리 고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전시된 사진을 보고 있다. 신진호 기자

반면 일부 주민들은 “잘못을 저질렀으니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4년간의 국정농단으로 나라를 어지럽게 했으니 징역 24년도 많지 않다는 얘기였다.

옥천읍내에서 만난 주민 가운데는 “예상한 결과”라며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선고가 이뤄진 6일 오후 충북 옥천군 옥천음 교동리 고 육영수 여사 생가에 육 여사의 사진이 걸려 있다. 신진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선고가 이뤄진 6일 오후 충북 옥천군 옥천음 교동리 고 육영수 여사 생가에 육 여사의 사진이 걸려 있다. 신진호 기자

이효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정책국장은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맞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며 “국민의 분노나 배신감에 비하면 부족하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엄혹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옥천=신진호·박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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