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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영업이익 15.6조로 4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과 스마트폰 갤럭시S9의 초기 판매 호조에 힘입어 4분기 연속 사상 최대 분기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6일 지난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9조8984억원)보다 57.6% 늘어난 15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전 분기(15조1470억원)에 비해서도 3% 늘어나며 신기록을 고쳐 썼다. 이는 당초 증권가의 예상(14조5500억원)을 1조원 이상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매출은 전 분기(65조9800억원) 대비 9% 감소했으나, 지난해 1분기(50조5475억원)에 비해서는 18.7% 늘어난 60조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 원)

 

매출액

영업이익

2017년 1분기

50조5500억

9조9000억

2분기

61조

14조700억

3분기

62조500억

14조5300억

4분기

65조9800억

15조1500억

2018년 1분기

60조

15조6000억

자료: 삼성전자

당초 업계에서는 일부 사업 부문의 부진이 최대 실적 경신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잠정 실적 발표이기에 사업부문별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부문이 전체 이익의 70%를 넘는 11조원 후반대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도체 신규 수요 증가로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1분기에도 이어진 덕분이다.

대신증권 김경민 연구원은 “삼성전자 평택 공장의 정전사고, 대만 렉스칩의  질소가스장치 점검 등 국내외 생산라인의 이슈가 갑작스럽게 발생해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빠듯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휴대전화(IM) 부문도 실적 개선을 지원사격했다. 삼성전자의 신작 갤럭시S9은 전작인 갤럭시S8보다 5주 먼저 나왔는데 이런 조기 출시 효과에 옛 모델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면서 3조30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독점 공급했던 아이폰X의 판매 부진, 중국 업체들의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양산 본격화 등으로 디스플레이(DP) 부문은 영업이익이 2000억~3000억원 정도로 부진하게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전통적인 계절적 비수기를 맞은 소비자가전(CE)도 3000억원 정도로 평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의 눈은 벌써 2분기를 향해가고 있다. 영업이익은 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해, 5분기 연속 사상 최대 분기 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리바바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의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면서 반도체 업황 호조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는 가격이 오르고 있는 D램에서 출하량이 늘어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며 “2분기는 월드컵 등 성수기를 맞아 가전 부문과 함께 D램과 디스플레이가 고루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변수도 있다. 우선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부담이다. 업계에서는 원화가치가 10원 오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약 2000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은 영업이익과 달리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는데, 이는 원화 강세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본격화할 경우 반도체ㆍ스마트폰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ㆍ인도 등 신흥국에서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한 것도 걸림돌이다.

한편 이날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는 1분기에 15조1283억원의 매출과 1조107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2%, 전분기에 비해서는 무려 202% 증가했다.

이는 35분기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2009년 2분기(1조2400억원)에 이은 역대 두번째 실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업이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TV와 가전 부문에서 올레드 TV와 ‘LG 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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