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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챔피언 가르시아 한 홀서 물에 공 5번, +8, 13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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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히오 가르시아. [REUTERS/Jonathan Ernst=연합뉴스]

세르히오 가르시아. [REUTERS/Jonathan Ernst=연합뉴스]

공이 3번 물에 빠졌을 때 현지 해설자는 “이번 주 가르시아는 끝났다”고 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공 두 개가 더 물에 들어갔다.

천신만고 끝에 지난 해 그린재킷을 입은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벌어진 마스터스 1라운드 15번 홀에서 8오버파 13타를 쳤다. 13타는 마스터스 역사상 모든 홀을 통틀어 가장 높은 스코어 타이다.

530야드 파 5인 15번 홀은 쉬운 홀이다. 드라이버만 잘 맞으면 2온이 되기 때문에 버디를 잡는 홀이다. 지난해 4라운드에서 가르시아는 8번 아이언으로 2온을 시켰다.

이날 가르시아는 322야드 드라이브샷을 쳤다. 205야드를 남기고 2온을 시도했는데 공이 그린 앞 물에 빠졌다. 가르시아는 벌타를 받고 웨지로 4번째 샷을 준비했다. 핀 위치로 봤을 때 롱아이언으로 치는 것 보다 웨지가 더 위험했다. 핀은 호수 바로 앞에 꽂혀 있었고 내리막 경사였기 때문이다. 스핀이 걸린 웨지샷은 물에 빠질 가능성이 있었다. 욕심을 부리지 말고 길게 쳐야 했다.

가르시아가 4번 홀에서 티샷 실수를 하고 괴로워하고 있다. 가르시아는 이 홀에서 보기를 했다. 15번홀에서는 8오버파를 쳤다.[REUTERS/Jonathan Ernst=연합뉴스]

가르시아가 4번 홀에서 티샷 실수를 하고 괴로워하고 있다. 가르시아는 이 홀에서 보기를 했다. 15번홀에서는 8오버파를 쳤다.[REUTERS/Jonathan Ernst=연합뉴스]

가르시아는 그러지 않았다. 웨지로 과감하게 공격했다. 공은 슬금슬금 굴러 내려오기 시작하더니 물로 들어가 버렸다. 벌타를 받고 친 여섯 번째 샷도 비슷했다. 가르시아는 화가 났는지 다음에도 비슷한 샷을 했는데 결과는 같았다.

4번 물에 공을 빠뜨린 가르시아는 다음 샷은 좀 다르게 치려 한듯했으나 실수가 나왔다. 역시 물에 들어갔다. 가르시아는 12번째 샷은 방향을 바꿔서 안전하게 쳐 그린에 올렸다. 다행히 1퍼트로 홀 아웃해 13타로 마무리했다. 그래도 8오버파로 이름도 생소한 옥튜플 보기가 됐다.

이전까지 2오버파였던 가르시아의 스코어는 10오버파로 늘어났다. 가르시아는 다음 홀에서 버디를 잡아 9오버파로 라운드를 끝냈다.

그나마 사고가 난 곳이 13번홀이 아닌 것이 다행이었다. 가르시아가 최근 출생한 딸의 이름을 13번 홀의 별칭인 어제일리아(철쭉, 진달래)로 지었기 때문이다. 만약 가르시아가 두 번째 아이를 갖는다면 15번 홀의 이름을 붙이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 15번홀의 별칭은 firethorn(장미과의 관목)이다.

이전까지 마스터스 15번 홀에서 가장 많은 타수는 11타였다. 가르시아는 이를 2타 늘렸다. 마스터스 전 홀을 통틀어 한 홀 최다 타수는 13타다. 1978년 나카지마 추네유키가 13번 홀에서, 1980년에 톰 와이스코프가 12번홀에서 기록했다.

두 홀 모두 아멘코너에 있는 홀이었다. 가르시아는 아멘코너 이외에서 최고 타수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전년도 우승자, 이른바 디펜딩 챔피언이어서 더 자주 회자될 것이다.

오거스타=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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