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찰 '노무현 사찰' 하드디스크 확보”

중앙일보

입력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인 경찰청 진상조사팀이 당시 경찰청 정보국에서 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확보했다고 세계일보가 5일 보도했다.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근처에 위치한 영포빌딩[사진 다음 로드뷰]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근처에 위치한 영포빌딩[사진 다음 로드뷰]

보도에 따르면 진상조사팀은 이명박정부시절 경찰청 정보국 직원들이 사용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최근 입수해 분석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이 전 대통령 비리 혐의를 수사하던 검찰은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명박정부 5년간 경찰이 실시한 사찰 정보가 담긴 60여건의 문건을 발견했다. 여기엔 노 전 대통령의 골프장 라운딩,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 방문객과 나눈 대화 내용, 논산 젓갈시장 방문, 팬클럽인 ‘노사모’ 회원들과의 만남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2일 한겨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돈 결혼식 참석, 골프 라운딩 같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개인 일정까지 세세하게 보고받았다고 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08년 경찰은 그해 11월 23일 낮 12시 30분 사돈의 장남 결혼식에 참석한 뒤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있는 충북 충주시로 내려가 하루 동안 머무르며 골프를 함께 쳤다고 보고했다.
11월 25~26일 논산 젓갈시장 등을 방문한 데 이어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을 만나 정치적 결집을 시도했다는 내용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봉하마을에서 보내는 노 전 대통령의 일상생활도 세세하게 보고됐다. 노 전 대통령이 방문객과의 만남 횟수를 1일 3회에서 1회로 줄이는 대신 만나는 시간을 늘렸고, 이 자리에서 방문객들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월 25일 이 전 대통령 소유였던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3395건의 대통령기록물에 경찰의 사찰 정보가 담긴 문건 60여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청은 지나달 23일 자체 진상조사팀을 구성해 사찰 의혹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문건의 보고서 양식 등에 비춰 볼 때 경찰이 만든 문건이 아닐 가능성에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조사팀은 문건 작성 주체가 경찰이 아니더라도 경찰에서 받은 정보를 근거로 만든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감찰 계통 직원들로 꾸려진 진상조사팀은 경찰청 정보국의 전·현직 요원들에 대한 대대적 조사를 위한 사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