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찍문 대신 김찍민?...대선 판박이 서울시장 선거

중앙일보

입력 2018.04.03 20:21

6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ㆍ바른미래당 후보가 먼저 링 위에 올랐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4일 오전 서울시의회에서 출마 선언을 한다. 한국당도 6일 최고위를 열고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전략 공천할 예정이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29일 오후 대구시 동구 MH컨벤션웨딩에서 열린 대구시당 개편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29일 오후 대구시 동구 MH컨벤션웨딩에서 열린 대구시당 개편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안 위원장과 김 전 지사는 지난 대선 때 홍준표-안철수 후보가 그랬던 것처럼 중도ㆍ보수표를 놓고 경쟁해야 할 입장이다. 1위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라는 점도 지난 대선때와 똑같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지난 대선 초반 구도와 ‘판박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보수표 노린 프레임 전쟁

지난 대선 때 안 위원장은 ‘홍찍문(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당선된다)’으로, 홍 후보 측은 ‘박지원 상왕론’으로 안 후보를 공격했다. 보수표 결집을 위한 프레임 전쟁이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비슷한 프레임 전쟁이 벌어지게 됐다. 김 전 지사 측은 ‘동색(同色)론’을 들고 나온다. 김 전 지사 측 관계자는 “안 위원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양보를 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결국 같은 정체성을 가진 후보”라며 “보수층 유권자들이 결국 김 전 지사를 뽑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안 위원장 측은 중도ㆍ보수층의 ‘김찍민’(김 전 지사를 찍으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 심리에 기대하고 있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김 전 지사가 중도로의 확장력이 없는 만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있는 중도ㆍ보수표가 안철수로 모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 위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TV토론에서 드러났던 약점도 보완했고, 박지원 상왕론 등 중도ㆍ보수층 결집을 약화시킬 요소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야권후보 단일화가 최대 변수

지난 대선 막판 최대변수는 지지율 1위를 고수해 온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에 맞서 안철수ㆍ유승민ㆍ홍준표 등 중도ㆍ보수 후보들이 ‘반문 연대’로 뭉칠 지 여부였다. 실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과 단일화 관련 만남이 수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강당에서 열린 대구지역 핵삼당원 간담에 참석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대선주자의 각오를 발표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강당에서 열린 대구지역 핵삼당원 간담에 참석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대선주자의 각오를 발표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서울시장 선거도 막판까지 야권연대 성사여부에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도 지난달 29일 “안 위원장이 출마해 당선 가능성을 생각해보면 연대를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도 3일 페이스북에 “두 야당이 모두 후보를 내는 것은 자멸을 초래할 뿐”이라며 “야권 선거연대, 주저해선 안 된다”고 썼다.

다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공식입장은 단일화 불가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비겁한 선거연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안 위원장도 “한국당은 경쟁하고 싸우고 이겨야 될 대상”이라고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안 위원장측은 한국당과 연대할 경우 민주당이 ‘적폐연대’ 프레임을 들고 나올게 뻔하다고 보고 이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초반 안철수 견제 작전

지난 대선 초반 민주당은 홍준표 후보에 대해 ‘무시 전략’을 썼다. 반면 안 위원장에 대해서는 선거 초반부터 부인인 김미경 교수의 갑질논란 등을 제기하며 집중 견제에 나섰다.

이번에도 민주당은 벌써부터 안 위원장에 대해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박영선 의원은 안 위원장이 포스코 사외이사를 지낸 것과 관련해 각종 의혹을 제기했고, 우상호 의원도 “(안 위원장이) 거짓말로 국민의당을 바른정당에 갖다 바쳤다”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에대해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은 “안 위원장의 정계 진출이후 재탕 삼탕을 넘어 맹탕이 될 때까지 반복되는 양 기득권 정당의 마타도어와 가짜뉴스를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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