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가습기 살균제’ 늑장고발에 검찰 “공소시효 지났다”

중앙일보

입력 2018.04.03 19:35

지난해 12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가습기 살균제 처리를 잘못했음에 사과했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 [중앙포토]

지난해 12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가습기 살균제 처리를 잘못했음에 사과했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 [중앙포토]

검찰이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의 허위·기만 광고 혐의에 대해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박종근)는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된 SK케미칼과 애경산업에 대해 지난달 29일자로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고 2일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가습기 살균제 '홈클리닉 가습기 메이트' 제조사인 SK케미칼과 판매사인 애경산업을 유해정보를 은폐·누락하고 허위광고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공정위는 지난해 9월 환경부가 CMIT·MIT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의 인체 위해성을 인정하는 공식 의견을 낸 것을 근거로 두 회사에 책임을 물었다.

하지만 검찰은 두 회사에 대한 공소시효가 이미 2016년 9월 완성돼 처벌할 수 없다고 최종 판단했다.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은 2002∼2011년 사이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 바 있다.

이후 2011년 9월 제품을 회수하고 더는가습기살균제를 생산·판매하지 않았고, 검찰은 이를 기준으로 두 회사에 공소시효 5년을 적용했다.

공정위는 2013년 4월 한 소매점에서 제품 1개가 판매된 기록이 있다는 것을 근거로 이 시점부터 공소시효를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물건 하나가 팔린 것을 근거로 범행이 계속됐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다만 표시광고법 외에 CMIT와 MIT의 유해성과 관련한 이들 회사의 위법 행위에 대한 수사는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결정에 공정위 관계자는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보고 고발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쉽다"면서 "형사처벌은 검찰 소관이므로 검찰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공정위가 살균제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때 처벌 기회를 놓치고서는 뒤늦게 무리한 고발을 했다고 지적한다.

앞서 공정위는 2011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제소로 이들 업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놓고 두 차례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2012년에는 "인체 유해성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고 허위·과장이 없다"는 이유로 2016년에는 "CMIT·MIT로 만든 제품이 유해하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의절차 종료 처분을 내렸다.

결국 피해자들의 제소가 나온 지 7년이 지나고서야 검찰 고발에 나서는 늑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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