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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는 판다가 넘고 돈은 일본이 번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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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상징을 하나만 꼽으라면 바로 판다일 것이다.

판다 캐릭터·관광사업으로 돈 버는 일본 #중국 밖 독자적 판다 가계 구축할 정도

자이언트 판다의 학명은 다음과 같다. Ailuropoda melanoleuca, 이 뜻은 검고 하얀 고양이 발이라는 뜻이다. (black and white cat-foot) 중국어로는 따슝마오(大熊猫)라고 하는데 큰 곰 고양이라는 의미다.

서방에서도 쿵푸 판다 등 판다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끈다. 각국을 동물 캐릭터로 표현할 때도 중국=판다의 등식이 성립하곤 한다. 중국이 발행하는 채권은 '판다 본드'라고 한다. 중국 본토에서 외국 정부나 기업이 발행한 위안화 표시 채권인 판다 본드는 2005년부터 발행이 허가됐다.

비행기 안에서 본 골프장의 모습. 판다와 대나무 모양으로 땅을 깎아 이색 조경을 하는 것이 한 때 유행이었다. [출처: 차이나랩]

비행기 안에서 본 골프장의 모습. 판다와 대나무 모양으로 땅을 깎아 이색 조경을 하는 것이 한 때 유행이었다. [출처: 차이나랩]

판다 모양의 태양열 발전소. 이 프로젝트는 머천트 신에너지그룹과 유엔 개발 계획(UNDP)의 합작품이다. UNDP는 프로젝트의 배경에 대해 중국 청년 세대들의 친환경 에너지 의식 제고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머천트 신에너지그룹은 향후 5년간 중국 전역에 이같은 '판다 발전소'를 더 건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출처: 이매진 차이나]

판다 모양의 태양열 발전소. 이 프로젝트는 머천트 신에너지그룹과 유엔 개발 계획(UNDP)의 합작품이다. UNDP는 프로젝트의 배경에 대해 중국 청년 세대들의 친환경 에너지 의식 제고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머천트 신에너지그룹은 향후 5년간 중국 전역에 이같은 '판다 발전소'를 더 건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출처: 이매진 차이나]

중국을 대표하는 캐릭터이자 실제로 중국 경제에도 상징적인 의미 이상의 기여를 하고 있는 '판다 경제'의 사례들을 차이나랩이 정리해봤다.

모자를 가지고 장난치고 있는 판다 [출처: 이매진 차이나]

모자를 가지고 장난치고 있는 판다 [출처: 이매진 차이나]

중국은 판다 임대 사업으로 돈을 벌고 있다. 중국은 세계 각국에 판다를 기증해오다 판다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1984년부터 임대로 전환했다. 1983년 워싱턴조약 발효로 판다처럼 희귀 동물을 다른 나라에 팔거나 기증할 수 없게 되자 돈을 받고 장기 임대하는 형식으로 바뀐 것도 있다.

판다 임대는 올해 초에도 이뤄졌다. 2018년 1월 17일 판다 ‘화바오’와 ‘진바오바오(金寶寶)’가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 두장옌(都江堰)기지에서 핀란드로 가는 여행길에 올랐다. 두장옌은 쓰촨성에 위치한 곳으로 판다들이 대거 서식하는 지역이다.

중국이 단순히 경제적 이득 때문에 판다를 임대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에 잘 보이고 싶은 국가들은 판다를 우방의 증표로 여겨 빌리기 원하고 있다. 네덜란드, 독일, 인도네시아 등이 판다를 빌렸고 덴마크도 대기 중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소프트파워'라는 개념을 주창한 조지프 나이의 코멘트를 인용해"중국의 소프트파워를 상징하는 것이 판다이다"면서 "중국의 판다는 마치 영국 왕실(로열 패밀리)과도 같은 의미를 지닌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첫 판다 외교는 685년 당나라 측천무후가 일본 왕실에 한 쌍을 주면서부터다. 1957~1982년 중국은 9개국에 23마리의 판다를 보냈다. 마오쩌둥(毛澤東) 시절에는 우호국인 소련(2마리)과 북한(5마리)에 판다를 기증했다. 그러다 소련과의 대립이 심화되자 서방과의 외교관계 수립에 판다를 이용했다. 72년 미·중 간의 해빙무드를 맞은 이래 미국에는 15마리를, 일본에는 8마리를 보냈다. 프랑스·영국·스페인·독일 등도 판다 외교의 대상국이었다. 시진핑(習近平) 정부 들어서는 캐나다(2013년), 말레이시아·벨기에(2014년)에 이어 한국에도 판다가 왔다.(출처: 중앙일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판다로 돈도 벌고 외교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이 중국 판다인 '샹샹'의 부모를 빌린 대가(임차료)로 중국에 지불하는 액수는 연간 100만 달러(10억6800만원)에 달한다. 한국에 온 판다도 15년간 임대한 것으로 매년 판다 번식 연구기금으로 100만 달러를 내야 한다.

판다가 가는 곳에 중국 지도자도 간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대여받은 판다를 “아주 훌륭한 외교관 2마리”라고 불렀다. 일본 우에노 동물원에서 아기 판다 '샹샹'이 태어났을 때, 중국 외교부 루캉 대변인은 “판다는 중국과 다른 나라 간 친선대사”라며 “판다로 중·일 양국 국민의 유대가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가 대여받은 판다 앞에서 시진핑 주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국은 판다를 훌륭한 외교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출처: Giant Panda Global Awards]

메르켈 총리가 대여받은 판다 앞에서 시진핑 주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국은 판다를 훌륭한 외교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출처: Giant Panda Global Awards]

현재 미국, 영국, 싱가포르, 프랑스, 말레이시아 등 18개국 23개 시설에서 판다를 사육중이다.

캐나다도 2017년 판다를 임대받았다. 두 마리 판다를 안은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출처: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트위터 캡처]

캐나다도 2017년 판다를 임대받았다. 두 마리 판다를 안은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출처: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트위터 캡처]

중국은 빌려준 판다를 볼모로 정치적 압력을 행사한 적도 있다. 2012년 오스트리아 총리가 티베트의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접견하자 화가 난 중국은 빈에 있는 동물원서 자라고 있는 판다를 회수하겠다고 위협했다. [출처: 재팬 타임스]

중국은 빌려준 판다를 볼모로 정치적 압력을 행사한 적도 있다. 2012년 오스트리아 총리가 티베트의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접견하자 화가 난 중국은 빈에 있는 동물원서 자라고 있는 판다를 회수하겠다고 위협했다. [출처: 재팬 타임스]

일단 판다를 키우려면 어마어마한 사료가 필요하다. 몸길이 150∼180cm에 달하는 판다는 대나무 잎, 죽순 등을 주로 먹는다. 이들의 먹이는 80%이상이 대나무다. 한국 에버랜드에서 자라고 있는 판다는 지리산 자락의 하동에서 생산된 대나무를 먹는다. 오염 정도가 가장 낮은 청정지역임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판다가 연간 먹는 대나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억원 이상이다.

중국이 다른 나라와 외교 관계를 맺을 때 판다를 선물하는 것이 전통일 정도로 판다는 각별한 사랑을 받는다. [출처: 픽사베이]

중국이 다른 나라와 외교 관계를 맺을 때 판다를 선물하는 것이 전통일 정도로 판다는 각별한 사랑을 받는다. [출처: 픽사베이]

판다 사랑 각별한 일본인들..."아기 판다 경제효과 2700억원?"

일본에서 만들어진 판다 캐릭터 '타레 판다' 타레는 일본어로 게으르다, 늘어져 있다는 뜻이다. 다소 멍한 모습의 판다를 보며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이 포인트. [출처: 핀터레스트]

일본에서 만들어진 판다 캐릭터 '타레 판다' 타레는 일본어로 게으르다, 늘어져 있다는 뜻이다. 다소 멍한 모습의 판다를 보며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이 포인트. [출처: 핀터레스트]

중국인들보다 더 판다에 열광하는 이들은 아마도 일본인들일 것이다. 일본은 중국의 보물인 판다의 귀여운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깨알 같이' 써먹고 있다.

 [출처: 핀터레스트]

[출처: 핀터레스트]

일본은 판다를 유독 귀여워하며 판다를 주제로 한 다양한 캐릭터 상품들을 만드는데 열중하고 있다. 과자, 팬시용품, 가전제품 등에 판다 캐릭터가 들어간다. 또한 중국서 대여받은 판다를 보러 동물원에 일부러 가려는 여행객들의 행렬도 끊이지 않고 있다.

판다 모양의 마카롱 과자 [출처: 더 리틀 블로그 오브 비건]

판다 모양의 마카롱 과자 [출처: 더 리틀 블로그 오브 비건]

NHK는 새끼 판다가 가져오는 경제 효과를 267억엔(2700억원)으로 추산했다. 간사이 대학의 미야모토 명예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동물원 입장료와 음식값, 기념품 구매 등 증가하면서 도쿄에 가져올 직접 경제효과가 147억엔에 달한다. 여기에 관련기업의 매출 증가 효과가 75억엔, 동물원 직원과 시간제 노동자의 수입이 늘면서 소비가 활발해지는 2차 파급 효과도 45억엔으로 추산했다. 이른바 '판다 관광' 효과다.

[출처: 이매진 차이나]

[출처: 이매진 차이나]

일본은 판다 사육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원래 판다의 '가계'는 중국 본토에서도 '청두(成都)계'와 '베이징(北京)계' 정도이지만 일본의 시라하마 지역의 판다들이 번식이 잘 되어 아예 일가를 형성했다.

오카야마(和歌山) 현 시라하마초(白濱町)에 있는 레저시설 '어드벤처 월드'에서 사육 중인 판다 일족이 본토 중국에서도 큰 '가계(家系)'를 이룬 것이다.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어드벤처 월드가 사육중인 수컷 판다 에이메이(永明)와 암컷 메이메이(梅梅), 라우힌(良濱) 사이에서 태어난 자손은 2000년부터 2016년 9월까지 생후 곧 죽은 1마리를 제외하고 15마리다. 사육시설 한 곳에서 태어난 숫자로는 본토 중국 밖에서는 세계 최고 실적이다. 중국 본토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사육중인 판다는 약 520마리다. 시라하마 태생의 판다와 그 자손은 29마리로 전 세계 사육 판다의 5.5%에 이른다.

일본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에서 파는 판다 모양의 음식 [출처: 픽사베이]

일본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에서 파는 판다 모양의 음식 [출처: 픽사베이]

판다 번식의 본고장인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판다번식연구소에서도 시라하마 태생의 판다가 큰 가계를 형성했다고 평가하는데 이견이 없다. 시라하마는 바다와 가까워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산과도 멀지 않아 시원한 바람이 부는 지역이다. 시원한 기후를 좋아하는 판다에게 시라하마초는 지내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공기와 물이 깨끗하고 주식인 대나무를 구하기도 쉽다는 이점도 있다.

홍콩 면적 10배 되는 국립 판다 공원 조성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판다를 보호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홍콩의 10배에 달하는 면적에 '판다 국립공원'을 조성키로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쓰촨(四川), 간쑤(甘肅), 산시(陝西)성 등 3개 성에 걸쳐 조성될 판다 국립공원은 면적이 2만7134㎢에 달한다. 2020년 개장할 예정이다. 판다 국립공원의 면적은 홍콩(2754㎢)의 10배,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8991㎢)의 3배다.

중국 정부는 판다 국립공원 조성으로 적절한 서식 환경을 제공해 멸종 위기에 놓인 판다의 개체 수를 크게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까지는 대부분의 판다가 30마리 이하의 소그룹으로 나뉘어 서식하는 바람에 번식에 제한이 많았다. 이에 서로 고립된 서식지를 통합해 광활한 판다 서식지를 조성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판다 국립공원은 29개 판다 자연보호구역, 14개 경관구역, 13개 산림공원, 4개 지리공원 등을 통합해 조성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국립공원 내에 거주하는 주민 중 17만 명 이상을 이주시키고, 국립공원 내에 있는 오염물질 배출 공장을 폐쇄할 예정이어서 지역 주민의 반발도 예상된다고 SCMP는 덧붙였다.

1970년대에는 1000여마리였다. 최근 수년 새 늘어나기는 했지만 2014년 기준 중국 내 야생 판다의 수는 1864마리에 불과한 실정이다. 야생에는 많아 봐야 2500~3000마리의 자이언트 판다가 서식하는 것으로 연구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판다 배설물로 만든 휴지도!

중국에서 멸종위기 동물인 판다의 배설물로 휴지를 만든다.

판다 배설물로 만든 휴지. 다 큰 판다는 하루에 12~15kg 대나무를 먹으며 배설량도 10kg 이상이다.[출처: 이매진 차이나]

판다 배설물로 만든 휴지. 다 큰 판다는 하루에 12~15kg 대나무를 먹으며 배설량도 10kg 이상이다.[출처: 이매진 차이나]

영국 더타임스는 중국 쓰촨성 판다보호연구센터와 지역 기업이 판다의 배설물과 음식물 쓰레기 등으로 휴지를 만들어 상품화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이 계약으로 그동안 퇴비로 쓰이거나 쓰레기로 처리됐던 판다 배설물과 음식물 부스러기가 휴지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판다보호연구센터 관계자는 “대량의 판다 배설물과 부스러기 등을 모아 휴지를 만들면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그 수익으로 판다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다”면서 “티슈나 화장실 휴지 등으로 만들기 전에 위생 처리와 살균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판다 똥 휴지'라는 이름으로 상품화되어 한 꾸러미 당 4.8파운드(7000원)에 판매된다. 일반 휴지에 비해 비싸지만 동물애호가나 환경운동가들 사이에서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이나랩 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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