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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예술가 "김정은 옆에 아이린, 100% 남한 언론 의식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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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뒤 남측 예술단 중 '레드벨벳'과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뒤 남측 예술단 중 '레드벨벳'과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1500개 객석을 가득 메운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의 이번 공연을 두고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과 함께 공부했던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 서울교대 연구교수는 세 가지를 짚어냈다. 관객 연령층이 젊어졌다는 것, 모란봉악단 단원들이 객석에 앉아있었다는 것, 김정은이 레드벨벳을 언급하거나 사진을 찍을 때 옆에 선 것은 남한 언론을 의식했다는 것 등이다.

김 교수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의 특징은 관객층이 되게 젊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당히 놀랐었다. '북한이 변하려고 그러나, 변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관객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이번 공연을 관람한 것도 계획된 일이다. 김 교수는 "김정은이 직접 보는 공연에 참석할 정도면 더욱 특별한 사람이었을 텐데 그렇다면 북한의 간부 연령대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객석에 모란봉악단 악단원들이 쭉 앉아 있었다"며 "(악단원들처럼) 예술인을 참관시킨 이유는 걸그룹 레드벨벳 등처럼 현대의 안무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서 레드벨벳이 열창을 마친 뒤 밝은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서 레드벨벳이 열창을 마친 뒤 밝은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김정은이 정치적 색깔이 들어간 음악을 고집하고 있는데 70년 전부터 쭉 가져오다 보니 현대인들에게 뭔가 다른 출구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며 "북한식 음악을 현대적 음악으로 바꾸는 데 있어서 고민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한국 아이돌을 직접 그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우리 음악도 좀 현대적으로 될 수 없냐'는 욕심이 있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김정은이 레드벨벳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북한은 남한 언론을 상당히 신경 쓴다"며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나 인터넷 댓글을 체크해 남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 참석했다고 노동신문이 2일 보도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 참석했다고 노동신문이 2일 보도했다. [뉴스1]

공연 후 김정은과 남측 예술단이 찍은 사진을 놓고서는 "100% 남한 언론을 의식한 자리선정이었다"며 "김정은은 항상 자기는 세련된 지도자고 정상적인 지도자인 것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남한 언론들이 관심 있는 멤버 아이린을 옆에 세움으로써 '나는 이런 것도 알고 이런 것도 즐길 줄 안다'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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