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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관람 도중 “어떤 편곡이냐. 듣던 거랑 다르다” 물은 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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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방문 중인 남측 예술단의 윤상 수석대표는 2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깜짝 관람’에 대해 “조금 더 긴장하는 분위기가 됐다”면서도 “실제 공연이 시작되고 나서는 그런 것과 상관없이 음악으로 연출된 무대라서 잘 끝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상 예술감독이 3월 31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에서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출발을 앞두고 대국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상 예술감독이 3월 31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에서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출발을 앞두고 대국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표는 이날 밤 고려호텔 기자실을 찾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전날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과 관련해 “그쪽 VIP(김정은)가 오는 걸 아는 사람이 없었다. 어차피 온다고, 안 온다고 해서 음악이 달라질 일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노래 한 곡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고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의 편곡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윤 대표는 김 위원장의 옆에 앉은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과 한 칸 떨어진 좌석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윤 대표는 “(김 위원장이)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는 (색다른 편곡을) 재밌어했다”며 “공연 관람 중에 (김 위원장이) ‘어떤 편곡이냐. 듣던 거랑 다르다’고 (물었고), ‘이 곡을 북측에서 좋아하신다고 해서 YB가 특별히 편곡했다’(고 답했다)”고 했다.

그는 서현이 부른 북한곡 ‘푸른 버드나무’에 대해선 “이분들(북한 관객) 손이 다 (눈물을 닦느라 얼굴에) 올라가더라. 나도 눈물이 났다”며 “이렇게 좋아하는데 우리가 (북한 노래) 준비를 해줄 걸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레드벨벳’ 출연과 관련해선 “세계 10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차트에서 난리가 나고 있는데 그렇게 핫한 친구들이 오는 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아이돌이 많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북측에서 우려의 눈빛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싸이의 (참여가 불발된) 아쉬움을, 가장 젊은 제너레이션(세대)을 소개하는 역할을 레드벨벳이 훌륭하게 해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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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북측 삼지연관현악단과 함께 펼칠 남북 합동 공연에선 북측이 편곡한 ‘다시 만납시다’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울려 퍼진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자신의 편곡에 대해 “북쪽의 편곡은 북쪽의 장점이 있다. 굉장히 화려하면서도 힘이 있다”면서 “나는 그 부분을 조금 더 서정적으로 풀어보고 싶었다. 저희 편곡으로 두 곡을 다 보여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아쉬워도 이런 분위기로 (북측 편곡으로) 남북이 노래하고 다음 기회가 되면 우리 배우와 삼지연 관현악단을 모두 이용해 멋있는 가곡부터 들려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번 한 번으로 끝나면 너무 아쉬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음악을 그쪽에서 원하시는 걸 못 맞춘 것도 있다. 그분들이 ‘우리가 남에 갔을 때 당신들 노래 많이 불렀다. 여러분도 얼마나 많이 준비했는지 기대하겠다’ 했을 때 미안했다”면서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북쪽 음악을 우리 식으로 들려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추인영 기자, 평양공연공동취재단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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