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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날라리풍 경계?···사회주의 강조한 노동신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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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오후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을 관람한 뒤 가수 최진희(왼쪽)와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 위원장의 부인 이설주.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오후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을 관람한 뒤 가수 최진희(왼쪽)와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 위원장의 부인 이설주.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일자에서 유독 사회주의를 강조하고 나섰다.

[사진 노동신문]

[사진 노동신문]

노동신문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로, 당 선전선동부의 철저한 감독하에 제작된다. 북한 당국이 남측 예술단 공연과 관련해 주민들을 상대로 자본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단속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2일에 남측 예술단의 1일 단독 공연 영상을 약 3분50분로 편집해 관영 조선중앙TV에서도 방영했지만 남측 가수들의 목소리는 모두 묵음 처리됐다. 영상도 김정은 위주로 편집됐다. 북한 문화 전문가인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남측 예술단 공연이 지난 2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방한 공연의 답방 형식이라는 점에서 김정은이 참석하고 북한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을 했기에 관련 내용을 보도는 했지만 다른 기사들을 통해 북한 당국이 ‘자본주의 날라리풍’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동신문 3일자 1면 사설은 봄을 맞아 환경 미화에 나서자면서 ‘온 나라를 사회주의 선경으로 더욱 훌륭히 꾸려나가자’는 제목을 달았다. “내 조국을 더욱 아름다고 살기 좋은 사회주의 문명 강국으로 훌륭히 꾸려나가자”는 내용 등을 담았다. 이어 북한 내부 소식을 다루는 4면에선 각 학교의 입학식 뉴스를 전하면서 ‘사회주의 조국의 미래로 활짝 피여(어)나거라’는 제목을 달고 ‘세상에 부럼 없어라’는 구호를 들고 등교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이어 5면 톱으로는 주민의 미담을 전하면서 ‘미덕의 향기 넘치는 사회주의 대화원에서 우리가 산다’라는 제목을 달고 “우리의 사회주의는 무엇으로 인하여 그처럼 아름답고 굳건한 것인가”라는 내용을 전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사회주의를 이상향으로 선전하고 자본주의를 배격하는 내용을 곳곳에 다양한 형식으로 배치한 것이다. 대외 소식을 전하는 6면엔 미국ㆍ스페인 등지에서 최근 진행된 각종 집회 소식을 전하면서 ‘자본주의 나라들에서 항의 시위와 집회 파업’이라는 내용을 보도해 자본주의 국가를 비판했다. 강 교수는 "노동신문이 레드벨벳 등의 사진을 게재하며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행태를 보이긴 했으나 이는 남북 화해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대남용"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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