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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던 방배초 인질범, 졸업생으로 확인 ‘횡설수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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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된 용의자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방배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된 용의자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방배초등학교에서 한 시간 동안 초등학생을 잡고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된 양모(25)씨가 “조사가 힘들다”고 말해 조사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2일 체포 직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서울 방배경찰서에 들어오기 전 취재진과 만나 학교 졸업생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방배초등학교로 간 이유를 묻자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조사 결과 양씨가 방배초 졸업생인 것을 확인했다. 그는 이날 오전 “방배초 졸업생인데, 졸업증명서를 떼러 왔다”고 말하며 학교로 들어갔다.

그러나 건물로 들어간 양씨는재학 증명서를 발급해주는 행정실을 지나쳐 교무실로 향했다. 교무실에서 양씨는 4학년 여학생 A(10)양을 붙잡아 흉기를 들이댄 후 “기자를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인질극을 벌이면서 “군대에 있을 때 상사에게 욕을 먹어서 정신병이 생겼다”는 등 횡설수설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취재진과 만나서도 “군에서 가혹 행위‧부조리‧폭언‧협박으로 정신적 압박을 크게 받아 뇌전증과 조현병이 생겼다”며 “그 후로 4년 동안 보훈처에 계속 보상을 요구했는데 어떤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지어 오늘 아침에도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고 했다”면서 “청와대와 언론, 보훈처, 서울시, 국민권익위원회 어디서도 저한테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양씨는 2015년 11월쯤 뇌전증 4급으로 복지카드를 발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군 가혹 행위로 인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양씨를 상대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양씨가 “조사가 힘들다”고 말해 조사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새벽까지 조사한 뒤 양씨를 관악경찰서 유치장으로 보낼 예정이다.

경찰은 구체적인 사건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한 뒤 이르면 3일 인질강요‧특수건조물침입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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