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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경제 용어] 시스템 반도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9면

틴틴 여러분은 세계 주요국이 한국을 ‘반도체 강국’으로 부러워하는 것을 알고 계실 거에요.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이 D램·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반도체에는 메모리 반도체만 있는 게 아니랍니다.

데이터 기억하는 메모리와 달리 #고차원적 데이터 처리 맡는 장치 #메모리 1위 한국, 시스템 점유율 5%

반도체는 용도에 따라 크게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로 나뉩니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시스템 반도체가 75%를 차지할 정도로 훨씬 더 크답니다. 시스템 반도체는 ‘비메모리 반도체’라고 불리기도 해요.

시스템 반도체는 전자제품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일반 컴퓨터에 쓰이는 CPU, 모바일 기기에서 쓰이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이 대표적인 예에요. 쉽게 말해 메모리 반도체가 단순히 데이터를 ‘기억’하는 장치라면, 시스템 반도체는 이보다 고차원적인 데이터의 ‘처리’를 담당하는 장치로 보면 됩니다. 워낙 다양한 기능에 쓰이다 보니 적용되는 분야에 따라 자동차용 반도체, 의료형 반도체, 지능형 반도체 등으로 이름을 바꾸어 사용하기도 해요.

둘은 만드는 방식도 다릅니다. 기능이 단순하고 수요자의 요구가 표준화된 메모리 반도체는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대량생산을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는 품종이 워낙 다양한 데다, 다양한 수요자의 요구를 충족해야 하므로 맞춤형 제작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시스템 반도체는 반도체 설계 업체(팹리스)로부터 도면을 받아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Foundry) 방식으로 양산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국을 ‘반도체 강국’이라고 부르지만, 엄밀히 얘기하면 D램·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라는 보는 게 맞아요. 현재 시스템 반도체는 인텔·퀄컴 등 미국 기업이 세계 시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점유율은 5%가 채 안 돼요.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며 한국을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 기업의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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