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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빠진건…” 평양공연 섭외 뒷이야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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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예술단의 리허설 마지막 장면. 조용필의 '친구여'를 합창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남측 예술단의 리허설 마지막 장면. 조용필의 '친구여'를 합창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13년 만에 북한 평양 무대에 선 남측 예술단의 섭외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가수 싸이, 방탄소년단이 섭외 물망에 올랐으나 여러 사정으로 무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부지원단 관계자는 예술단 첫 공연이 열린 1일 고려호텔 남측 기자실에서 취재진을 만나 함께 왔으면 했는데 못 온 가수로 싸이를 꼽았다. “이쪽(삼지연관현악단)이 생각하는 그림이 있었고 그 그림에 너무 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전 세계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도 섭외 물망에 있었으나 일정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가수 서현이 지난달 2월 초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에 출연하게 된 것은 “여러 사람에게 제안했는데 손을 든 사람이 서현이었다”고 했다. 당시 정부는 본인 노래는 못 하고 삼지연관현악단 고유 레퍼토리에 맞춰 두 곡을 하는 조건으로 출연 제안을 했는데, 서현 외에 다른 가수들은 본인 노래를 한 곡씩 넣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는 “양측 다 일리가 있지만 삼지연관현악단이 구성한 전체에 들어오는 건데 분위기를 망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 출연한 가수 및 아티스트 선정 기준도 공개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삼지연관현악단에서 부른 남측 노래의 가수들, 평양 공연 경험이 있는 가수들,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가수들 중심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일정에 맞춰 섭외했다.

이 관계자는 “조용필이 데뷔 50주년 기념 콘서트를 준비하다 와서 후두염에 걸린 상태였다. 목에 갑자기 염증이 올라와 고열과 통증에 시달렸다”며 “이선희도 대상포진 후유증이 있었고, 서현도 몸살이 와서 의료진의 진료를 받았다. 다들 부상 투혼을 발휘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밴드 YB도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가수들의 가장 큰 고민은 노래했을 때 객석의 반응이 없는 것”이라며 “그러나 YB가 ‘공연 막판에 눈물 흘리던 할머니와 눈이 마주쳤을 때 받은 감동이 준비 과정의 스트레스보다 더 컸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남측 예술단은 3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북측 예술단과 합동 공연을 연 뒤 전세기를 통해 평양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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