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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초 인질범 "군 가혹행위로 조현병…보상 안해줘 범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방배초교에 들어가 한 시간가량 초등학생을 잡고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에 체포된 양모(25)씨는 2일 "군대에서 질병이 생겼는데 아무도 보상을 해주지 않아서 범행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4시 35분쯤 체포 직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양씨를 서울 방배경찰서로 데려와 조사에 착수했다.

방배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된 용의자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방배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된 용의자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양씨는 경찰서에 들어오기 전 취재진과 만나 "군에서 가혹 행위·부조리·폭언·협박으로 정신적 압박을 크게 받아 뇌전증과 조현병이 생겼다"며 "보훈처에 보상을 요구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오늘 아침에도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고 했다"면서 "2014년 7월에 제대했는데 4년 동안 청와대와 언론·보훈처·서울시·국민권익위원회 어디서도 저한테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씨는 이날 오전 11시 40분쯤 방배초 1층에 침입해 4학년 여아 A양(10)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양씨는 A양을 인질로 잡고 목에 흉기를 들이대며 "기자를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각 경찰특공대와 기동타격대를 현장에 출동시켰으며 양씨와 협상을 벌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낮 12시 43분쯤 양씨를 제압해 체포했다. 경찰은 양씨가 간질 증상을 보여 체포 직후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도록 했다.

경찰은 양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동기와 경위를 수사하는 한편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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