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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는 탬버린, 가슴에는 세월호 배지”…야당 ‘양승동 자진사퇴’ 거듭 촉구

중앙일보

입력

자유한국당은 2일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하며 전방위 공세를 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 출입 및 국회 인사청문회 거짓해명 의혹을 집중 비난하는 한편 과거 사내 성추행 사건 은폐 의혹 등을 앞세워 양 후보자 사퇴를 다각도로 압박했다.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중앙포토]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중앙포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기정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30일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양 후보자가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서 저녁 무렵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양 후보자는 최소한의 양심이 남아 있다면, 거짓말과 자료조작 및 허위자료 제출 등에 책임을 지고 지금 즉시 자진 사퇴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이며 국민의 방송 KBS를 지키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또 양 후보자가 지난 2월 24일 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에서 세월호 추모 리본을 달고 나온 것을 겨냥해 “세월호에 대한 추모도 ‘위선 쇼’에 불과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며 “결과적으로 양 후보자에게 세월호는 ‘감성팔이’ ‘출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아 충격적이다. 세월호는 추모의 대상인가, 출세의 수단인가”라고 비판했다.

과기정위 소속 의원들의 회견이 끝나자 한국당 여성 의원들이 바통을 넘겨받아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김순례 의원은 “2015년 3월경 양 후보자가 KBS 부산방송총국 편성제작국장으로 근무할 당시  KBS 부산방송총국 소속 정규직 김모 PD가 계약직 여성 작가를 자동차에서 성추행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며 “양 후보자는 이를 본사에 보고하지 않고, 사건을 축소ㆍ은폐하기 위해 가해자를 KBS 울산방송국으로 급히 인사 발령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충격적인 성추행 사건에 대해 철저히 가해자 편에 서서 솜방망이 처리한 것”이라며 “이런 사람이 KBS 사장이 된다면 앞으로 얼마나 많은 KBS 조직 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축소ㆍ은폐될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함진규 정책위의장, 박순자 중앙연수원장 등 참석 의원들이 2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임명저지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함진규 정책위의장, 박순자 중앙연수원장 등 참석 의원들이 2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임명저지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비슷한 시각 원내 지도부 등 한국당 의원 50여명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양손에는 마이크ㆍ탬버린 가슴에는 세월호 배지’,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 KBS 사장이 웬 말이냐!’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임명저지 규탄대회’를 열었다.

규탄대회 직후 시작된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세월호가 침몰해가던 그 시간에 양 후보자는 노래방에서 술판을 벌이며 유흥을 즐길 여유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고개를 가로저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이날 양 후보자에 대해 후보 부적격 의견을 내기로 했다. 과기정위 소속인 오세정 바른미래당 의원은 당 의원총회에서 “양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상당히 거짓말을 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양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양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과기정위 인사청문회에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 갔다는 주장이 나오자 처음에는 부인했지만, 박대출 한국당 의원이 KBS 직원으로부터 제보받은 양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서를 제시하자 뒤늦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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