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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영이 “오늘을 잊지 말자”며 부른 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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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백지영이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공연을 앞두고 가진 리허설에서 ‘잊지말아요’를 열창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백지영이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공연을 앞두고 가진 리허설에서 ‘잊지말아요’를 열창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예술단의 공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봄이 온다’가 1일 평양 대동강지구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렸다. 공연에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부인 이설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비롯해 북측 정부 요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2층 객석 중앙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나란히 앉아 공연을 관람하며 박수를 치는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가왕 조용필, 최진희, 강산에, 이선희, 윤도현, 백지영, 정인, 알리, 서현, 김광민, 그리고 걸그룹 레드벨벳까지 11팀(명)의 가수들은 3층으로 이뤄진 1500석의 공연장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에게 남과 북, 세대를 뛰어넘는 26곡의 노래를 선사했다.

위대한 탄생의 기타리스트 최희선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먹먹해져서 악보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서현은 “이렇게 약속을 빨리 지킬 수 있을지 몰랐는데 봄에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며 “남북 관계에 희망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서현은 또 “두 분(알리와 정인)이 함께 부른 노래 ‘얼굴’처럼 (남북이)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우리가 하나라는 것을 느끼고 마음 깊이 감동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북측 인기곡 부르는 서현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최종 리허설에서 서현이 북측 인기곡인 '푸른 버드나무'를 부르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북측 인기곡 부르는 서현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최종 리허설에서 서현이 북측 인기곡인 '푸른 버드나무'를 부르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서현이 부른 노래는 북한 최고 가수로 꼽히는 김광숙의 ‘푸른 버드나무’라는 곡이었다. “나무야 시냇가의 푸른 버드나무야”로 시작되는 첫 소절부터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앞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평양에 도착한 지난 31일 웃으면서 “삼지연관현악단은 방남 공연 때 남측 노래를 많이 불렀는데 우리는 아는 북한 노래는 많지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서현은 “지난 2월 11일 북한 예술단의 서울 공연에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고 꼭 다시 만나자는 이야기를 하고 헤어졌다”며 “추운 겨울을 이겨냈기 때문에 따스한 봄을 느낄 수 있지 않나. (이런 공연을) 자주 만들어가는 바람이 절실하다”고 털어놨다.

애잔한 발라드곡 ‘총 맞은 것처럼’을 부른 백지영은 “노래를 부르는 중에도 마감이 교차한다”며 “오늘을 잊지 말고 (이번 공연이) 활발한 남북 교류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리허설에서 열창을 하고 있는 백지영.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리허설에서 열창을 하고 있는 백지영.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리허설에서 열창을 하고 있는 백지영.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리허설에서 열창을 하고 있는 백지영.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공연은 재즈피아니스트 김광민의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로 시작해 정인의 ‘오르막길’, 알리의 ‘펑펑’, 두 가수의 듀엣 ‘얼굴’,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 ‘잊지 말아요’, 강산에의 ‘라구요’ ‘명태’, 윤도현과 YB밴드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편곡버전과 ‘나는 나비’ ‘1178’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걸그룹 레드벨벳의 ‘빨간맛’ ‘배드 보이’, 최진희 ‘사랑의 미로’ ‘뒤늦은 후회’, 이선희의 ‘J에게’ ‘알고싶어요’ ‘아름다운 강산’이 이어졌다. 그 다음 순서로는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그 겨울의 찻집’ ‘꿈’ ‘단발머리’ ‘여행을 떠나요’ 등이 흘러나왔다. 사회를 봤던 서현은 북한 노래인 ‘푸른 버드나무’를 불렀고, 모든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친구여’와 ‘다시 만납시다’ ‘우리의 소원’을 합창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합창을 하며 일부 출연진은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짓기도 했다.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최종 리허설에서 김광민과 정인이 공연하고 있다. [뉴스1]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최종 리허설에서 김광민과 정인이 공연하고 있다. [뉴스1]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최종 리허설을 하고 있는 정인. [뉴스1]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최종 리허설을 하고 있는 정인. [뉴스1]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최종 리허설을 하고 있는 조용필.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최종 리허설을 하고 있는 조용필.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관람석의 관객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쳤고 출연진은 꽃다발 세례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공연이 끝난 뒤 출연진을 불러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왼쪽)이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 참석해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평양공연 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왼쪽)이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 참석해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평양공연 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 참석해 손인사를 하고 있다. [평양공연 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 참석해 손인사를 하고 있다. [평양공연 공동취재단]

출연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해야 한다. 남측이 ‘봄이 온다’라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보고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이런 뜻을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전달해 달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내가 레드벨벳 보러 올지 관심들이 많았다는데 원래 모레(3일) 오려고 했는데 일정 조정해서 오늘 왔다”며 “평양 시민들에게 이런 선물 고맙다”고 말했다.

공연이 끝나고 김정일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종환 문화체육부장관을 격려하는 모습. [평양공연 공동취재단]

공연이 끝나고 김정일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종환 문화체육부장관을 격려하는 모습. [평양공연 공동취재단]

한영혜 기자, 평양공연공동취재단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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