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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의 노후준비 5년 설계] 노후 생활비 예측, 현 급여의 70%가 적정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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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서명수

서명수

노후엔 생활비가 얼마 필요할까. 은퇴를 앞두고 있는 누구나의 고민일 것이다. 노후엔 수입은 빤한데 돈 쓸 일은 차고도 넘쳐 계획을 미리 세워두지 않으면 모아놓은 자산이 금방 쪼그라 들 수 있다. 어쩌면 노후 생활비를 계산한다는 건 결론이 나지 않을 작업일 수 있다.

노후 생활비는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기초 생활비, 여가 활동비, 건강관리비가 그것이다. 기초 생활비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비용으로 아무래도 현역 때보다는 줄어든다. 그러나 여가활동비는 현역 때보다 항목도 늘고 지출 금액도 늘어난다. 은퇴후엔 취미활동을 즐기고 해외여행도 가면서 편히 쉬어야 한다. 모임비·동창회비도 필요하고, 온가족이 모였으면 외식비도 한 번씩 내야하며 손주들 용돈도 챙겨주어야 한다. 여러 인간관계를 맺다보면 자연스레 경조사비 지출도 생긴다. 마지막으로 건강관리비다. 70세 이상 되면 의료비가 부쩍 늘어난다고 한다.

국민연금공단이 50세 이상 4800여 가구를 대상으로 노후준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적정생활비는 부부 기준 월 237만원, 개인 145만원으로 나타났다. 적정 생활비는 특별한 질병 없이 건강한 노년을 보낸다고 가정할 때, 표준적인 생활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을 의미한다. 연령대별 부부 적정생활비는 50대가 262만원으로 가장 많고, 60대 228만원, 70대 201만원, 80대 이상 191만원으로 나이가 들수록 생활비가 줄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개인의 상황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통계학에 ‘평균의 함정’이란 말이 있다. 조사 대상의 실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현실을 왜곡한다는 의미다. 특히 노후생활비처럼 표본분포가 방대한 경우 평균은 착시현상을 더욱 부추긴다. 자신이 처한 현실이 평균보다 못하거나 낫더라도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뜻이다.

은퇴전문가들은 노후생활비는 개인의 상황을 반영한 맞춤식 계산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노후에도 지금의 생활수준을 이어가길 원한다면 현재 급여의 70~80%가 적정선이라는 것이다. 만약 월 500만원을 받는 월급쟁이라면 노후엔 350만~400만원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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