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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마농' 29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오다

중앙일보

입력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윤호근)은 2018년 첫 번째 작품으로 4월 5일(목)부터 8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프랑스 대표 작곡가 마스네의 대표작 '마농'을 선보인다. 프랑스 소설가 아베 프레보의 자서전적 소설 『기사 데 그리외와 마농 레스코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는 오페라 '마농'은 귀족 출신의 데 그리외 기사와 평민 출신의 소녀 마농의 우연한 만남과 격정적인 사랑을 다룬다. 사치와 향락, 화려한 삶을 동경하고 오직 사랑과 유희만을 끊임없이 욕망하는 젊고 매혹적인 마농의 짧고 뜨거웠던 삶과 그녀의 변화무쌍한 심리적 갈등이 작곡가 마스네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화려하고 관능적인 음악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국립오페라단 올해 첫 작품으로 4월 5일부터 공연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 '마농' 전막 오페라가 공연되는 것은 1989년 김자경오페라단의 공연 이후 29년 만이다. 1962년 창단 이래 다양한 레퍼토리에 도전해왔던 국립오페라단은 프랑스 오페라 미학의 절정으로 꼽히는 ‘마농’ 을 처음으로 공연한다. 총 5막의 그랜드 오페라이자 프랑스어 대사와 노래가 자유자재로 어우러지는 오페라코미크의 대표작인 '마농'은 규모가 방대하고 작품 특유의 예술적 뉘앙스를 완성도 높게 표현하기가 쉽지 않아 국내 무대에서는 자주 만나기 어려웠다. 국립오페라단은 이번 '마농'을 위해 세계 오페라 무대를 리드하고 있는 정상급 제작진과 출연진을 한 자리에 모았다.

이번 작품의 지휘는 함부르크 국립극장, 베를린 도이치 오퍼 지휘자를 거쳐 낭시 오페라 및 낭시 심포니 리릭 오케스트라, 로렌 국립오페라 예술감독을 지내며 다양한 오페라 레퍼토리를 섭렵한 세계적인 오페라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현 미국 샌안토니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이 맡는다. 젊음의 격렬한 아름다움과 화려하고 관능적인 욕망이 그대로 살아있는 마스네의 음악 속에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생생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연출은 프랑스의 연출가 뱅상 부사르가 맡는다. 작품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 작품 주제에 대한 정통 프랑스식의 시각화에 탁월한 연출가 뱅상 부사르는 이번 무대에서도 강렬하고 화려하면서도 절제미가 돋보이는 프랑스식 미장센과 섬세한 연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은 대사의 운율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고 무대를 만들어가는 그는 무엇보다 오페라 '마농'의 극적 속도감과 젊음의 무모함이 가진 비극성에 주목한다. 특히 이번 한국 공연을 통해 마농이라는 여성을 피해자로서 묘사하지 않고 자신의 치명적인 매력이 가지는 힘을 알고 그 힘을 휘둘러서 원하는 것을 얻고자 했던 강한 여성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마농을 둘러싼 인물들의 관계와 갈등을 더욱 두드러지게 묘사할 예정이다.

고난도의 테크닉과 드라마틱한 성량, 다양한 색깔의 목소리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열정의 주인공 마농 역은 루마니아의 신예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와 대한민국 대표 소프라노 손지혜가 맡아 열연한다.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는 21세의 어린 나이로 2009년 볼로냐 시립극장 푸치니 ‘라 론디네’로 오페라 무대에 데뷔했다. 최근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프랑스 오페라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이스라엘 오페라하우스 비제 ‘진주조개잡이’ 레일라 역, 빈국립극장, 뮌헨 바이에른 국립극장, 브레겐츠 페스티벌 ‘카르멘’ 미카엘라 역을 맡아 완벽한 연기와 탁월한 성량으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비스바덴 헤센 주립극장 마스네 '마농'에서 매혹적인 마농으로 열연해 화제를 모았다.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소프라노 손지혜는 2004년 이탈리아에서 푸치니 ‘라 보엠’ 무제타 역으로 오페라 무대에 데뷔했다. 유럽과 국내 무대를 오가며 활동 중인 그는 2014년 국립오페라단 구노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아름다운 목소리와 우아한 미모가 돋보이는 순수하면서도 당찬 줄리엣을 열연해 주목을 받았다. 2015년 프랑스 그랜드 아비뇽 오페라를 비롯 생테티엔, 비쉬 등 프랑스 여러 극장에서 ‘돈 파스콸레’ 노리나 역으로 활약했으며 국립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에서도 호연을 펼쳐 호평을 받았다. 또한 지난해 국립오페라단이 공연한 평창동계올림픽 기념 야외오페라 ‘동백꽃아가씨_La Traviata’에서 주역을 활약했다.

마농과의 우연한 만남으로 불 같은 사랑에 빠져드는 기사 데 그리외 역은 스페인 출신의 테너 이즈마엘 요르디와 유럽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테너 국윤종이 맡는다. 2000년 스페인 헤레스 비야마르타 극장 도니제티 ‘돈 파스콸레’로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이즈마엘 요르디는 런던 로열 오페라,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파리 오페라 코미크, 베를린 도이치오퍼, 뮌헨 바이에른 국립극장, 함부르크 국립극장, 드레스덴 젬퍼오퍼, 바르셀로나 리세우 극장, 나폴리 산 카를로 극장, 베니스 라 페니체 극장, 로마 오페라 극장 등 현재 유럽 전 지역의 극장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상급 테너이다. 2017년 런던 로열 오페라, 도쿄 신국립극장, 취리히 오페라하우스에서 도니제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를 공연해 호평을 받았다. 공학도의 길을 걷다 운명적으로 성악의 길로 들어서 2008년 마르세유 국제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테너 국윤종은 2009년부터 정기적으로 빈 폴크스오퍼 무대에서 올라 ‘리골레토’, ‘라 보엠’을 공연해 호평을 받았으며 이후 ‘라 트라비아타’, ‘카르멘’으로 레퍼토리를 확장해왔다. 국립오페라단 무대에 처음 데뷔하는 그는 이번 무대에서 인생 첫번째 마스네 '마농'에 도전한다. 마농의 사촌 오빠로 마농을 이용해 화려한 삶을 꿈꾸면서도 마농의 사랑을 동정했던 레스코 역은 한국의 중견 바리톤 공병우가 맡는다. 프랑스 마르세이유 국립음악원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그는 탁월한 프랑스어 딕션과 재치있는 연기, 풍부한 성량으로 극의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그 외에도 데 그리외 백작 역의 베이스 김철준을 비롯하여 소프라노 신효진, 이지혜, 메조소프라노 김윤희, 테너 노경범, 베이스바리톤 우경식, 윤규섭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한 무대에 올라 풍성한 무대를 선사한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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