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은행 순이익이 4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30일 '2017년 연차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당기 순이익이 3조96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3조3779억원)보다 5861억원 늘어난 것이다. 역대 최대치였던 2001년(4조2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총 수익은 12조388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6575억원 줄었다. 하지만 총비용이 7조799억원으로, 전년보다 더 큰 폭(2조5220억원)으로 감소하면서 순이익이 늘어났다.
국내 금리가 내리면서 통화안정증권 지급이자 등 통화 관리 비용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한은은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해 통안증권을 발행하는데 지난해 저금리 여파에 이자비용도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통안증권 이자는 2조5790억원으로 전년보다 4800억원 줄었다.
한은 영업수익은 1년 전보다 1조7836억원 감소한 12조2425억원이었다. 영업수익이 줄어든 것은 한은이 보유한 유가증권 매매이익이 1조1572억원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영업비용은 2조5792억원 줄어든 7조124억원을 기록했다.
한은은 현행법에 따라 지난해 순이익 가운데 30%인 1조1892억원을 법정적립금으로 적립했다. 415억원은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 목적의 임의적립금으로 적립했다. 순이익 중 나머지 2조7333억원은 정부에 납부했다.
한편 한은이 보유한 외화자산 중 단기 국채 등 빠르게 현금화가 가능한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2%, 직접투자자산(정부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등)은 77.7%, 위탁자산(국제 자산운용사, 한국투자공사에 위탁 운용한 자산)은 19.1%로 나타났다.
상품별로는 정부채 비중이 37.5%로 0.6%포인트 커졌고, 주식 비중도 8.6%로 0.9%포인트 늘어났다. 통화별로는 미국 달러화 표시 자산 비중이 68.1%로 1년 전보다 2.2%포인트 줄었다. 기타 통화자산은 31.9%를 차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세계 경제 상·하방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채, 주식 비중을 늘렸다"며 "지난해 글로벌 증시 활황으로 주가가 오른 것도 주식 비중 확대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