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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금호타이어 노사 합의 없으면 법정관리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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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관계부처 장관들과 함께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종구 금융위원장,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 부총리,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동걸 산업은행장. [뉴스1]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관계부처 장관들과 함께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종구 금융위원장,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 부총리,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동걸 산업은행장. [뉴스1]

 정부가 30일 금호타이어 노조를 상대로 호소문을 발표했다. “노사간 합의와 투자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정부도 금호타이어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이다. 금호타이어는 경영악화로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30일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자율협약 만료일이다. 이날 자정까지 중국 더블스타 투자유치에 대한 노사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30일 긴급 경제현안간담회 후 호소문 발표 #더블스타 투자 유치 관련 노사 합의 호소 #"정부에서 먹튀 방지 견제장치 마련했다" #투자유치 성공 시 정부 지원 계획도 강조

 김동연 부총리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정부서울청사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홍종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동걸 산업은행장 등과 함께 금호타이어 처리 방안과 관련한 긴급 경제현안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 직후 금호타이어 임직원 등을 상대로 낸 호소문에서 김 부총리는 “다음주 월요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는 당장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 상환하기 어렵다”면서 “대규모 신규투자를 통해 부실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정상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유일한 상생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자본 유치에 반대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정부가) 2016년부터 공개매각 과정을 투명하게 추진해 왔고, 최근까지도 잠재적인 원매자를 찾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면서 “지금 금호타이어에 대규모 신규자금을 투자해 장기적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루어내겠다는 투자자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주주가 변경돼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임직원들의 우려가 없을 수 없다”면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서 원매자와의 협상을 통해 장기적인 경영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내 채권단이 지분을 보유하는 한 투자자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하는 등 소위 ‘먹튀’ 방지를 위한 2대 주주의 견제장치를 다양하게 마련했다”는 게 김 부총리의 설명이다.

 김 부총리는 더블스타 투자유치에 성공할 경우 산은 등 기존 채권단이 추가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재차 밝혔다. “투자유치가 성사되면 채권단도 20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고 만기연장과 금리인하 등을 통해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게 정부 측 방침이다.

 김 부총리는 “노사간 합의가 없으면 대규모 투자유치가 물거품이 되고 당장 유동성 문제로 인해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일자리를 보장할 수 없고 지역경제에도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의 고통분담, 독자생존 가능성 확보 등의 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다”면서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고통을 분담하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금호타이어는 이날까지 노사 협상이 결렬되면 오는 2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어 법정관리 신청을 의결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30일 밤까지 더블스타 자본유치에 대한 노조의 확답이 있다면 하루 이틀 정도는 채권단이 법정관리 시일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금호타이어 임직원,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전문)>

국민 여러분,
그리고 금호타이어 임직원 여러분,

오늘 저희 경제팀은
금호타이어 상황이 국민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여
긴급 경제현안간담회를 개최하였고,
관계장관들의 논의를 거쳐 이 자리에 섰습니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2위, 세계 14위의 타이어 생산업체로서
국내 자동차 산업과 지역 및 국가 경제에 큰 기여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높은 원가구조로 인해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대규모 중국 투자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자력으로는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운영자금 부족으로 몇 개월째 임금 지급도 밀려있어
금호타이어 임직원과 가족분들이 겪는 고통과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음주 월요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는
당장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 상환하기 어렵습니다.

금호타이어 임직원 여러분,
여러분의 소중한 일터인 회사의 운명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뜻을 모으고 부담을 나누어 지면서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활로를 찾아야 합니다.

대규모 신규투자를 통해 부실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정상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유일한 길입니다.
2016년부터 공개매각 과정을 투명하게 추진해 왔고,
최근까지도 잠재적인 원매자를 찾는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금 금호타이어에 대규모 신규자금을 투자하여
장기적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루어내겠다는 투자자가 꼭 필요합니다.

물론, 대주주가 변경되어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임직원들의 우려가 없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서는 원매자와의 협상을 통하여
장기적인 경영을 유지하도록 국내 채권단이 지분을 보유하는 한
투자자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하는 등
소위‘먹튀’방지를 위한 2대 주주의 견제장치를 다양하게 마련하였습니다.

특히, 무엇보다도 부실의 주요 원인인 해외사업을 정상화하지 않고는
금호타이어의 회생도 불가능하다는 점도 충분히 고려하였습니다.

채권단도 투자유치가 성사되면, 20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고
만기연장과 금리인하 등을 통해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를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금호타이어 임직원 여러분,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신규자금이 지금 들어와야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습니다.
노사간 합의가 없으면,대규모 투자유치가 물거품이 되고
당장 유동성 문제로 인해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일자리를 보장할 수 없고,
지역경제에도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누구도 원하는 결과가 아닙니다.

금호타이어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금호타이어 임직원 여러분과
지역주민께서도 함께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금호타이어 임직원 여러분,
정부는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의 고통분담, 독자생존 가능성 확보 등의 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습니다.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고통을 분담하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조금씩 양보하여야 합니다.

노사간 합의가 이루어지고, 투자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정부도 여러분의 고통분담과 협력이 헛되지 않도록
금호타이어 정상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쉽게도 우리에게 남아있는 시간이많지 않습니다.
소중한 일자리를 꼭 지켜낼 수 있도록 금호타이어 임직원들과 관련된 모든 분들의
현명한 판단과 협력을 진심으로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 동 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백 운 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홍 종 학
금융위원회 위원장 최 종 구
산업은행 회장 이 동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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