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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시각으로 이미지를 창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시조는 무엇을 노래하든 새뜻하고 싱그러워야 한다. 이같이 풋풋한 생명감을 불어넣기 위해선 사물의 표피가 아닌 내부의 움직임과 눈짓을 찾아내야만 한다. 이렇듯 내부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사고력이 깊어야 한다. 누구나 보아내는 일상적인 눈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독특한 눈을 지녀야하며 명상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펴나가는 훈련을 오래 쌓아야 한다.『빗방울』은 그런면에서 풋풋한 생명감의 눈뜨임을 꽤 보여주고 있다. 적어도<다박솥 가장자리 정액으로 떨어져서>와 같은노력과 상의 싱그러움이 그것이다.
『돌』또한 위와같은 맥락에서 <어머니정성=돌=성황당>으로 연결되는 이미지를 착실히 밟으며 때로는 별빛으로, 안개를 기도로 연결지으며 사리와 눈물로 승화해 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각의 새로움을 본다.
『녹음에』는 문득 즉홍적인 시상을 잡은 듯한 느낌을 준다. 다만 시조의 리듬을 경쾌하게 활용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종장에서 새로운 안목도 대한다.
『개오동』은 제목에서 이미 말하고자함이 반은 드러났다. 오동중에서도 보잘것 없는 개오동이지만, 그러나 못난 그대로 보라빛 생긴 그대로 족하다는 것이다. <이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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