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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김정은 교묘한 전략, 세계 위험에 빠뜨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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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언급한 ‘한반도 비핵화’ 발언은 북한 측의 비핵화가 아니라 미국의 핵우산 철폐, 혹은 주한미군 철수를 의미할 수 있다. 김정은의 교묘한 전략(cunning strategy)은 세계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다.”

인민일보 “북·중, 입술과 이의 관계” #김정은 비핵화 방안에 엇갈린 평가

김정은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 정상회담에서 ‘점진적·동시적 비핵화’에 합의한 것과 관련해 미국 싱크탱크인 세계정책연구소(WPI)의 조너선 크리스톨 연구원이 내린 진단이다. 그는 28일(현지시간) 미 CNN 홈페이지에 실린 기고문에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김정은의 의도에 말려들 가능성도 우려했다. 예컨대 트럼프가 한국이 충분한 안보 비용을 내지 않고 미국을 활용해 왔다고 불만을 제기해 온 만큼 김정은이 트럼프가 승리를 주장할 수 있는 방식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관철시키려 들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안보 전문가들도 북·중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의 비핵화 의향에 대해 싸늘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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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의 비핵화 발언은) 북한 측 요구로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평화협정 체결이나 주한미군 철수, 한·미 군사동맹 파기, 핵우산 철수 등 기존의 체제 보장 요구에 수반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김정은의 발언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언제라도 약속을 번복할 수 있는 보험성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미 언론들도 김정은의 ‘한반도 비핵화’ 발언을 냉정하게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정은의 발언은 핵무기의 점진적 감축에 대한 협상 의지를 시사하는 것일 수 있지만 협상을 질질 끌다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만 과거 사례를 반복하는 것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AP통신 역시 “(김정은의 ‘한반도 비핵화’ 발언은) 새 병에 담긴 옛 포도주”라고 비유했다.

반면 북·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 관영 언론은 북·중 혈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중국과 북한은 산과 물이 연결되고, 입술과 이가 서로 의존하는 관계(순망치한)”라며 “공통의 이상적인 신념, 두터운 혁명 우의가 양국 인민 공통의 소중한 자산이 돼 어떤 시련도 견뎌내게 했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이동규 인턴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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