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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 돌아오면 … 상대팀 흔들까, 팀워크 흔들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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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스웨덴 축구대표팀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복귀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사진 즐라탄 인스타그램]

스웨덴 축구대표팀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복귀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사진 즐라탄 인스타그램]

한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6월18일 오후 9시·한국시각)에서 스웨덴과 맞붙는다. 월드컵 개막을 70여일 앞두고 스웨덴이 갑론을박으로 뜨겁다. ‘스웨덴 왕’으로 불리는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LA갤럭시)의 대표팀 복귀 문제를 놓고서다.

월드컵 한국 첫 상대 스웨덴 ‘딜레마’ #평가전 부진에 ‘즐라탄 복귀’ 여론 #대표팀 감독과 협회는 엇갈린 입장 #수비진 불안 한국엔 부담스런 존재

스웨덴은 지난 28일 평가전에서 루마니아에 0-1로 졌다. 앞서 지난 25일에는 칠레에 1-2로 무릎 꿇었다. 스웨덴은 3월 열린 A매치 2경기에서 단 1골, 빈공에 허덕였다. 스웨덴에서는 ‘베테랑’ 공격수 이브라히모비치를 그리워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2016 유럽축구선수권(유로2016)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1981년생, 만으로 37세다. 축구 공격수에게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는 환갑이나 마찬가지다.

맨유 시절 이브라히모비치. 스웨덴은 그의 대표팀 복귀 여부를 놓고 논쟁이 뜨겁다. [AFP=연합뉴스]

맨유 시절 이브라히모비치. 스웨덴은 그의 대표팀 복귀 여부를 놓고 논쟁이 뜨겁다. [AFP=연합뉴스]

이브라히모비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던 지난해 4월 오른쪽 무릎 인대를 다쳤다. 같은 해 8월 맨유와 1년 계약을 했지만, 주전 경쟁에 밀렸다. 7경기에 나가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마지막 출전이 지난해 12월26일이었다. 맨유를 떠난 이브라히모비치는 지난 24일 미국 프로축구 LA갤럭시와 계약했다.

나이가 있다고 해도 이브라히모비치는 여전히 매력적인 카드다. 2006년부터 인테르 밀란을 이탈리아 세리에A 3연패로 이끌었고, 2012년부터 파리생제르맹(PSG)의 프랑스 리그앙 4연패도 일궈냈다. 이어 2016~17시즌에는 맨유에서 28골을 몰아치면서 팀의 유로파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태권도복에 검은띠를 맨 이브라히모비치.

태권도복에 검은띠를 맨 이브라히모비치.

이브라히모비치는 국가대표로는 116경기에 출전해 62골을 터트렸다. 스웨덴 A매치 최다골 보유자다. 또 키 1m95㎝ 장신인 그는 어릴 때 태권도를 배워 몸동작 유연하다. 덕분에 환상적인 골이 많다. 플레이가 마법 같다고 해서 이름과 마법의 주문(아브라카다브라)을 합쳐 ‘이브라카타브라’로도 부른다. 이브라히모비치 본인은 월드컵 출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LA 갤럭시에 입단한 즐라탄. [AP=연합뉴스]

LA 갤럭시에 입단한 즐라탄. [AP=연합뉴스]

그는 지난 24일 LA갤럭시 입단인터뷰에서 “최근 스웨덴축구협회가 복귀를 요청한다. 내가 원하면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할 거고, 원하지 않는다면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나는 왕이 아니라 신”이라고 했던 것처럼 특유의 당당함은 여전했다.

즐라탄은 스스로 왕이 아니라 신이 될 것이라 할만큼 자신감이 넘친다. [즐라탄 인스타그램]

즐라탄은 스스로 왕이 아니라 신이 될 것이라 할만큼 자신감이 넘친다. [즐라탄 인스타그램]

스웨덴 대표팀에서는 이브라히모비치의 ‘무임승차’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스웨덴은 러시아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에서 이탈리아를 누르고 12년 만에 본선에 진출했다. 이브라히모비치 없이 이뤄낸 성과다. 야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은 지난 16일 “이브라히모비치가 대표팀에 돌아오고 싶다면 내게 전화하는 게 우선”이라며 불편한 내색을 했다. 하지만 하칸 쇼스트란드 스웨덴축구협회 사무총장은 “이브라히모비치는 뭔가 해줄 수 있는 선수”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브라히모비치는 2002, 2006년 월드컵 16강, 유로2004 8강 진출 경험이 있다.

신태용(48)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12월 “독불장군식 이브라히모비치가 복귀하면 한국에 득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노장 이브라히모비치가 선발로 못 나서고 벤치만 지킬 경우 팀 분위기가 나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두 차례 평가전에서 5실점 한 한국수비에 이브라히모비치는 분명히 부담스러운 존재다.

즐라타 이브라히모비치. [사진 즐라탄 인스타그램]

즐라타 이브라히모비치. [사진 즐라탄 인스타그램]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브라히모비치의 대표팀 복귀 가능성은 10%로 낮게 본다. 감독이 현 멤버로 뭉치길 원하고, 자존심 강한 이브라히모비치도 굽히고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현재 스웨덴은 미드필더 에밀 포르스베리(27·라이프치히)만 막으면 공격이 단조로워진다. 그런데 이브라히모비치가 가세하면, 4-4-2 포메이션의 처진 스트라이커를 맡아 예측불허의 창의성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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