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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조스, 트럼프에 밉보여 아마존 시총 수십조 증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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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위기의 미국 IT공룡 최고경영자들 

제프 베조스

제프 베조스

세계 최고 부자, 제프 베조스(사진)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를 공격 목표로 삼고 있는 이가 나타났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소매점들 몰아내 일자리 없앤다” #미국 대통령 보복 경고에 주가 급락 #대선 땐 ‘후보 검증’ 놓고 감정싸움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28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을 손 보려 벼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존이 쇼핑몰과 소매점을 몰아내고 있다며 아마존에 세금을 더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독점 또는 경쟁법을 통해 아마존을 공격할 수 있을지를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보도가 나오자 이날 나스닥(NASDAQ)에서 아마존 주가는 한때 7% 대 급락세를 보이며 시가총액 530억 달러(56조원)가 증발하기도 했다.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현재 아마존과 관련한 어떠한 구체적인 정책도 발표할 것이 없다”고 보도를 부인했다. 이후 아마존 주가는 낙폭을 일부 만회해 4.4%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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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조스와 트럼프의 충돌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베조스는 트럼프가 ‘가짜 뉴스’의 지원지로 여기는 워싱턴포스트 소유주다.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베조스는 워싱턴포스트에 트럼프 검증팀을 가동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탈세 의혹을 보도하며 트럼프 측과 충돌했다. 베조스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민간 로켓 블루오리진(Blue Origin)에 트럼프를 위한 좌석을 마련했다며 “그를 우주로 보내버리겠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트럼프도 대선 후보 시절 “베조스가 워싱턴포스트를 이용해 정치인이 아마존에 세금을 깎아주도록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비판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트위터를 통해 “아마존은 납세자인 소매상에 손해를 끼친다”,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공격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실제 아마존을 공격할 방법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CNN은 보도했다. 독점 금지법으로 아마존을 제재하려면 아마존이 판매가격을 낮춤으로써 소비자가 피해를 보았음을 증명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세법을 바꾸려면 국회를 통과해야만 한다.

미국 증권사 웨드버시 시큐리티의 주식리서치 담당인 마이클 패처 이사는 “대통령은 아마존을 얼마든지 미워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그와 관련해 쓸 수 있는 권한이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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