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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사진작가 글 남겨, "제가 아는 정 전 의원은…"

중앙일보

입력

정봉주 전 의원이 13일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고소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정봉주 전 의원이 13일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고소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정봉주 전 의원에게 '그 날'의 알리바이를 제공해준 사진작가가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지난 20여일을 회고하는 글을 남겼다.

28일 오후 사진작가 A씨는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 "왜 그때 카드 내역을 살펴볼 생각을 못했는지 이제와 후회가 된다"며 알리바이를 제공하게 된 과정에 대해 설명을 남겼다.

A씨는 "3월 7일, 문제의 첫 보도가 나오고 그 날 늦은 저녁 정 전 의원을 만났을 때 첫 마디가 '만나셨어요?'였고 돌아온 답은 '전혀 기억이 없다'였다"며 "당시 나꼼수 팬들은 만남 자리에서 가볍게 포옹하는 정도는 너무 자연스러운 인사였기 때문에 누군가 그걸 '미투'로 이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당시 동했했던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려 기억을 짜맞추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정봉주 전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성추행 의혹을 반박하는 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이혜경 기자.

정봉주 전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성추행 의혹을 반박하는 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이혜경 기자.

A씨는 780컷의 사진을 얻기까지 과정을 설명했다. A씨는 당시 동행했던 다른 기자를 통해 "분단위의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며 "원래는 블랙하우스에서 사진 전체 공개를 염두에 두고 녹화를 했지만 경찰 쪽에서 '프레시안의 보도가 계속 바뀌는 것'을 이심해 공개하지 말라고 해 일부만 공개됐다"고 밝혔다.

그런데 27일 오후,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던 여성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A양은 자신이 사용했던 위치기반 SNS를 통해 오후 5시 넘어 해당 호텔에서 체크인했던 게시물을 찾았다고 밝혔다.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열린 정봉주 미투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담당 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열린 정봉주 미투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담당 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A씨는 "공교롭게 BBK 재심청구 기자회견을하는 시각에 맞춰(원래는 11시 예정이었는데 정론관 일정 때문에 앞당겨졌다) 그 여성의 비공개 기자회견이 있었고, 이전의 모든 보도를 무시하는 주장에 또 멘붕에 빠졌다. 5시 넘어 을지병원에 있는 사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사진은 없었기 때문"이라며 "몇시간 동안 찾고 또 찾다가 카드내역에 생각이 미쳤다. 혹여라도 다른 곳에서 사용한 흔적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 전의원과 저는 은행에 방문했다. 거기서 18:43분 이랜드렉싱턴이라 찍힌 내역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카드 내역이 확인되면서 정 전 의원을 위한 말을 남겼다.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BBK 관련 의혹 제기로 기소됐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곧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변선구 기자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BBK 관련 의혹 제기로 기소됐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곧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변선구 기자

A씨는 "제가 아는 정 전의원은 굉장히 솔직한 사람"이라며 "거짓말도 못하는, 포커페이스 자체가 불가능한 사람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얘기하는 큰 거짓말을 해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란걸 꼭 알아주셨음 한다"고 말했다.

또 "지지해주고 도움주신 많은 분들에게 이런 참담한 결과를 남기게 되어 저 또한 너무 죄스럽다. 개인적으로 정 전 의원이 A양을 만났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정 전 의원 스스로가 모든 다른 중요한 이슈들을 빨아들이는 불필요한 소모전은 중단되야 한다고 결정했다. 그 결정을 존중한다"고 전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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