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비행기가 아니라 열차를 이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정은은 지방 방문이나 평양의 건설현장 시찰에 비행기를 이용하는 모습을 공개하는 등 비행기 탑승을 꺼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었다. 열차를 탈 경우 시간만 늘어난다. 열차는 평양~베이징 왕복 이동시간만 꼬박 이틀이 걸릴 정도다.
28일 정보 당국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정은이 열차를 탄 데에는 여러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김정은이 열차로 북·중 교역의 상징인 압록강 철교를 건너 대북 제재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의견이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이날 한 매체에 "철교를 통해 국경을 돌파해 북·중 교역의 부활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따라 해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 상징성을 보여줬다는 관측도 있다. 비행공포증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은 지방 사찰은 물론 해외방문 때도 열차를 고집했었다. 김정일은 집권 이후 8차례의 중국 방문은 물론 2001년 한 달 가까이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할 때도 모두 비행기가 아닌 열차를 이용했다. 김일성·김정은이 열차를 타고 중국에 가 정상외교를 펼쳤던 것을 재현했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특별 열차는 총 21량으로 구성돼 있다. '달리는 특급호텔'로 불릴 정도로 최고급 침실, 집무실, 응접실 등이 마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는 방탄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바닥에도 방탄판을 깔아 폭발물이 아래에서 터져도 안전하게 만들어졌다. 2016년 5월에는 김정은이 탔던 이 열차에 폭파 시도가 있었지만 미수에 그친 것으로 전해진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