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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일찍 나온 ‘헬멧 세리머니’ … KIA 버나디나 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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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KIA 타이거즈 로저 버나디나. 광주=양광삼 기자

KIA 타이거즈 로저 버나디나. 광주=양광삼 기자

손 때 묻은 지저분한 헬멧은 그대로다. 홈런을 친 뒤 오른손으로 헬멧을 잡고 그라운드를 도는 독특한 세리머니 역시 지난해와 같다.

삼성전 선제 솔로포, 17-0 승 견인 #작년과 달리 올해는 초반부터 맹타 #“30홈런 - 30도루 달성하겠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34·사진)는 27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3회 말 시즌 1호 선제 솔로포를 포함, 4타수 3안타·2타점·4득점을 기록했다. KIA는 홈런 6방을 포함, 13안타를 몰아쳐 삼성을 17-0으로 대파했다.

버나디나. [뉴시스]

버나디나. [뉴시스]

버다니다는 지난해 초반 외야 수비는 좋았지만, 타격이 영 시원치 않았다. 5월 중순까지 멘도사 라인(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타율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급기야 퇴출설까지 흘러나왔다. 선두를 질주하던 KIA에게는 버나디나가 ‘미운오리새끼’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김기태 KIA 감독은 버나디나를 계속 1번 타자로 기용하며, 끝까지 믿음을 줬다. 한 번 감을 잡더니, 겉잡을 수 없이 폭발했다. 미운오리새끼가 백조로 변신한 건 한 순간이었다. 결국 버나디나는 타율 0.320, 27홈런·111타점·32도루를 기록하며, 팀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끌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0.526, 1홈런·7타점로 날아올랐다. 버나디나의 활약 덕에 KIA는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후 미국 현지 매체에선 “버나디나가 메이저리그 복귀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KIA는 지난해 11월 110만 달러(11억9000만원)에 일찌감치 버나디나를 붙잡았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초반부터 맹타다. 3경기 타율이 0.583(12타수 7안타)에 이른다. 첫 홈런도 세 번째 경기만에 나왔다. 버나디나는 “시즌 준비가 잘 됐다. 올해는 30도루-30홈런을 기록하겠다”고 했다. 버나디나는 지난해 KIA 외국인 타자로는 최초로 20홈런(27개)-20도루(32개)를 달성했다.

KIA 타선도 덩달아 폭발하고 있다. 지난해 KIA는 역대 최고 팀 타율 0.302(1위)를 기록했다. 이날 KIA는 타순을 가리지 않고 폭죽처럼 홈런을 터뜨렸다. 안치홍은 4회에만 투런포 2개를 터뜨렸다. 프로야구에서 통산 8번째 나온 진기록이다. KIA 선발 팻 딘은 6과 3분의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승을 따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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