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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멤버십 포인트 한도 없애 … 이통사 할인전 2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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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이동통신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소비자가 1년간 지불한 통신비를 기준으로 차등 지급하던 멤버십 포인트의 연간 한도를 전격 폐지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이달에만 ▶약정 할인 제도 ▶해외 로밍 통신요금 개편 ▶멤버십 포인트 폐지 등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효과를 내는 대책을 연거푸 발표하고 있다. 통신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이로 인한 정부의 통신비 인하 움직임에 대한 대응 차원이란 해석이다.

정부, 통신비 인하 압박에 자구책 #고객 등급별 차등 할인제도 폐지 #2만~3만원대 요금제 가장 혜택 #KT는 ‘더블 할인’ 부활시켜 맞대응 #LG유플러스, 로밍 데이터 5배 늘려

SK텔레콤은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년간 납부한 통신비와 가입 기간을 기준으로 산정해 고객 등급에 따라 줬던 멤버십 할인 한도를 다음달부터 없애기로 했다”며 “모든 고객이 앞으로 잔여 할인 한도와 상관없이 멤버십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멤버십에 따른 할인 횟수 제한과 등급별 할인율(예를 들어 패밀리레스토랑의 경우 골드 이상은 15%, 실버와 일반은 5% 할인)은 그대로 유지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SK텔레콤은 그동안 자체적으로 선정한 VIP 고객들에게만 멤버십 할인 한도를 무제한으로 제공해 왔다. 그러나 VIP 고객이 되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대부분의 고객에게 무제한 멤버십 할인은 ‘그림 속의 떡’에 불과했다. 가입한 지 2년이 넘었더라도 최소 7만원대 요금제를 써야 멤버십 할인 혜택을 연간 무제한으로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개편안으로 가장 혜택을 많이 보게 되는 사람들은 2만~3만원대의 저렴한 요금제를 쓰는 고객이다.

SK텔레콤의 ‘일반’ 등급 고객(연간 24만원 미만 이용)은 그간 연간 5만 점(1점은 1원, 총 5만원)어치만 할인받을 수 있었다. ‘일반’ 고객이 만약 롯데월드 자유이용권(1인당 5만5000원)을 40% 할인받으면 2만2000점이 차감되기 때문에 예전에는 1년에 최대 2번만 할인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SK텔레콤 고객들은 이용하는 요금제와 상관없이 1년에 십수 번을 가도 1일 1회씩 자유이용권을 할인받을 수 있다. 소비자들이 할인받는 금액이 큰 ▶도미노피자(20%) ▶11번가 쇼핑몰(11%) ▶롯데월드(40%) 등에 대한 멤버십 할인 이용 비중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멤버십 제도를 이렇게 대폭 개편하는 것은 처음이라 얼마나 사용이 늘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할인 수요가 큰 매장들을 꾸준히 파악해 제휴 매장 수와 할인율을 계속 늘려 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을 시작으로 KT·LG유플러스도 약정 할인·멤버십·로밍 제도를 큰 폭으로 개편하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등 소비자단체들은 그동안 “통신사들이 멤버십 할인 수요가 큰 곳에 대한 제휴를 줄이고 사용 횟수 제한만 늘려 가고 있다”며 통신 3사의 인색한 멤버십 할인 정책을 지적해 왔다.

KT는 지난해 말 폐지했던 ‘더블 할인’ 멤버십 할인 제도를 이번 달부터 부활했다. 모든 KT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날짜에 한 달에 한 번 멤버십 할인을 2배로 받을 수 있다. 권기재 KT 무선서비스담당 상무는 “고객들이 계절별·연령대별로 선호하는 멤버십 할인 이용 패턴을 분석해 선택형 멤버십 제도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 3사는 해외 로밍 이용요금에 대해서도 앞다퉈 할인 폭을 늘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데이터 제공량을 최대 5배로 늘리고 기존 로밍 가격보다 낮춘 ‘맘편한 데이터팩’ 요금제를 내놨다. SK텔레콤은 지난 22일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200여 개국으로 출국하는 SK텔레콤 고객들에게 매일 3분씩 무료통화(영상통화 포함)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통신사들이 잇따라 각종 할인 대책을 발표하는 것은 보편요금제 도입 등을 통해 통신비를 강제로 인하하려는 현 정부에 대응하는 의미도 크다. 통신 3사는 ‘정부가 주도해 강제로 요금을 내리기보다는 우리 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고객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내놓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상반기 내내 통신사들이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각종 대책을 경쟁적으로 계속 쏟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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