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와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공동 행보’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유 대표와 안 위원장은 26일 대전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대전시당 개편대회(당원대표자대회)에 함께 참석해 “6ㆍ13 지방선거에서 기적을 만들어내자”고 호소했다. 두 사람이 당 공식 일정을 함께한 건 지난달 13일 바른미래당 출범 이후 처음이다.
안 위원장은 통합 후 2선후퇴 요구에 따라 백의종군을 선언한 지 한 달 여 만에 당 일선에 복귀했다. 유 대표는 16일 안 위원장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한 뒤 안보 현안 점검차 미국 출장을 떠났다가 25일 귀국했다.
두 사람은 27일 강원도당 개편대회, 28일 서울시당 개편대회, 29일 대구시당 개편대회 등에도 함께 참석해 통합 절차를 마무리짓고 당 안팎의 난제를 헤쳐가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는 계획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주도했던 두 사람이 다시 공동 행보로 지지율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가장 큰 과제는 서울시장 등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를 내는 일이다. 전날 당 지도부와 중진의원 만찬 자리에서 유 대표와 안 위원장의 광역단체장 출마여부를 놓고 난상토론이 벌어졌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고 한다.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유 대표 역시 경기지사든 대구시장이든 출마해서 지방선거를 붐업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만찬 참석자는 “둘 다 지방선거에 나가면 소는 누가 키우느냐”며 “유 대표는 안 위원장의 손을 잡고 다니면서 선거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게 좋은 그림”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날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어디든 출마 안하니 더 이상 이야기 꺼내지 말라고 분명히 얘기했다”며 “안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 문제는 본인이 확고한 이야기를 안 해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도 “어떤 것이 (당에) 도움이 될지 심도있게 토의하고 있다”고만 했다.
이날 대전시당 개편대회에는 예비후보들과 당원 500여 명이 참석해 필승을 다짐했다. 안 위원장은 “2년 전 (총선에서) 녹색 돌풍이 일었다”며 “이번에는 민트색 태풍이 불어올 것이라고 굳게 확신한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수도권과 충청권은 영·호남 지역정서와 좀 거리가 있기 때문에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실용 정당에 대한 기대치가 좀 더 높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앞서 유 대표는 박주선 공동대표와 함께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에 있는 천안함 기념관을 찾았다. 3ㆍ26 천안함 8주기를 맞아 46인의 용사들을 추모하고 북한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유 대표는 "도발의 전범이자 주범인 김영철(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북한 책임자들에 대해 끝까지 사과를 받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도 "남북 화해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져도 우리 국토의 방위와 안보를 위해 희생한 천안함 용사의 위대한 정신은 계승돼야 한다"며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은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 순방으로 지난 23일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 불참한데 대해 박 대표는 “고의로 참석을 회피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해외일정을 겹쳐서 잡을 수밖에 없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정한 데 대해 “천안함,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3개를 엮어서 하나의 날로 정한 건 너무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제삿날이 다 다른데 북한의 도발과 만행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는 노력은 기념일 별로 따로 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대전=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