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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총맞고 싶지 않다’ 워싱턴서만 80만 명이 외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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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24일 미국 전역 800여 곳에서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시위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이 열렸다. 이날 워싱턴 DC에서만 80만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시위 행렬로 꽉 채워진 워싱턴 DC의 거리. [EPA=연합뉴스]

24일 미국 전역 800여 곳에서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시위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이 열렸다. 이날 워싱턴 DC에서만 80만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시위 행렬로 꽉 채워진 워싱턴 DC의 거리. [EPA=연합뉴스]

“우리는, 우리를 더는 무시할 수 없을 때까지 매일, 모든 방면에서 행동할 것입니다.”

총기 참사 고교 학생들 행사 주도 #미국 800곳서 규제 강화 요구 시위 #백악관 “총기 살 때 신원조회 강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지난달 총기 참사로 17명이 숨진 플로리다 더글라스 고교의 한 생존 학생이 목소리를 높이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24일 10대들이 주도한 ‘총기 규제 강화 시위’가 미국 전역 800여 곳에서 열렸으며, 특히 수도 워싱턴 DC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80만 명이 운집했다고 보도했다. USA투데이는 “지난해 50만 명이 모였던 ‘위민스 마치(여성 행진)’를 뛰어넘은 사상 최대 규모”라고 분석했다.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Our Lives)’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더글라스 고교의 학생들이 주도했다.

더글라스 고교의 엠마 곤살레스는 이날 연단에서 참사로 숨진 친구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청소년들의 연설 또한 하나같이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공격용 소총 판매를 금지하고, 총기 구매 시 신원 조회를 더 엄격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9세인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손녀 욜란다 르네 킹도 연단에 올랐다. CNN은 “욜란다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말로 유명한 할아버지의 말을 빌어 ‘나에게는 총기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꿈이 있다’고 말해 박수받았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인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 마일리 사이러스 등의 공연도 펼쳐졌다.

위성 촬영한 사진이다. [AP=연합뉴스]

위성 촬영한 사진이다. [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지 의사를 밝혀 이목을 끌었다. 그는 “미셸과 나는 이 행진이 있게 한 젊은이들에게 큰 영감을 받았다”며 “변화를 외치는 수백만 명의 목소리를 막을 수 있는 것은 그 어떤 것도 없다”고 썼다.

NYT는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인용해 “이번 시위를 주도한 ‘총기 난사 세대’가 투표 연령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이들 10대가 이번 중간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총기 구입 시 신원 조회를 강화하는 등 규제 노력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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