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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감독, 펀드매니저....당신이 몰랐던 EPL 구단주 ②에버튼~맨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7/2018시즌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는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구단주들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①아스날~크리스탈팰리스 편에 이어 이번에는 에버튼~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6개팀 구단주를 소개합니다. EPL을 사랑하는 돈 많은 구단주 '슈가 대디'들의 이야기는 [데이터데이트]수익률 1만1588%...EPL 구단주 되려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뮤지컬 감독이 운영하는 에버튼 

에버튼은 잉글랜드 리버풀시를 연고로 하는 오랜 역사의 팀입니다. 1878년 창설 후 4시즌을 제외하고 1부 리그에 머물렀죠. 1부 우승 횟수도 9차례로 맨유·리버풀·아스날 다음으로 많습니다. 리버풀과의 경기는 '머지사이드 더비'로 불리며 치열하기로 유명하죠. 하지만 1980년대 전성기를 끝으로 최상위권이라 불리기는 힘든 모습입니다.

에버튼의 구단주는 영국 뮤지컬계의 거장 빌 켄라이트입니다. 리버풀에서 태어나 배우로 활동하다 프로듀서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습니다. 자산은 약 5000만 달러(534억원)입니다. 2004년 에버튼 구단주가 된 켄라이트는 2016년 구단을 영국 국적을 보유한 이란계 파하드 모시리에게 넘겼습니다.약 12.2%의 지분만 빼고요. 하지만 에버튼 지분 49.9%를 인수한 파하드 모시리는 계속해서 빌 켄라이트에게 구단주 직위를 맡기기로 결정했습니다.

[에버튼 FC 뉴스 트위터]

[에버튼 FC 뉴스 트위터]

파하드 모시리는 과거 아스널의 지분 15%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에버튼 최대 주주가 되기로 결심하며 이를 러시아의 철강 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에게 넘겼다고 합니다. 파하드 모시리는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어니스트&영, 딜로이트 등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다 우스마노프와 함께 레드&화이트 시큐리티란 회사를 세웠습니다. 약 26억 달러(2조 7800억원)대 자산가로 세계 부호 랭킹 896위에 올라 있습니다.

에버튼 FC 홈페이지

에버튼 FC 홈페이지

에버튼의 또 다른 주주로는 2000년 지분 8.9%를 매입한 존 우드가 있죠. 그는 1980년대 닌텐도 등에 앞서 게임계를 지배했던 오션 소프트웨어의 창립자입니다. 하이랜더, 로보캅 등 아케이드 게임으로 유명하죠. 존 우드 또한 약 23억 달러(2조 46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너가 '영국판 아트박스' 사장님, 허더즈필드타운

EPL 팬들에게 조금 낯선 허더즈필드타운 FC는 1908년 설립된 팀입니다. 1924년~26년까지 3시즌 연속 1부 리그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습니다. 리즈 유나이티드와 라이벌로, 두 팀의 라이벌전을 '웨스트 요크셔 더비'라 부르죠. 1971~72 시즌 1부 리그에서 강등된 후 한 때 4부까지 떨어졌으나 2016-2017시즌 챔피언십 5위에 올랐고, 플레이오프를 거쳐 45년만에 1부 리그로 올라섰습니다. 챔피언십에서 25승을 거뒀는데 이 중 22승이 한 골 차 승리로, 최종 득실이 -2였음에도 승격에 성공했습니다.

허더즈필드타운은 '극단적 실리 축구'를 하는 걸로도 유명합니다. 선수단 전체 연봉이 스타급 선수 절반의 연봉에 불과한 이들의 1부 리그 승격은 레스터시티의 EPL 우승에 버금가는 동화로 평가받았습니다. 승격으로 거둔 이익은 최소 1억 7000만 파운드(2500억원)로 추산됩니다. EPL로의 승격 자체가 엄청난 돈을 버는 일인 거죠.

2017-2018시즌에는 31라운드 현재 15위에 올라 있습니다.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1로 승리하는 등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했습니다. '스타트렉' 시리즈의 장 뤽 피카드 선장, '엑스맨' 시리즈의 프로페서X 등을 연기했던 배우 패트릭 스튜어트 경 등이 허더즈필드타운의 서포터로 유명합니다.

허더즈필드타운 트위터

허더즈필드타운 트위터

허더즈필드타운의 구단주는 한국의 아트박스 같은 문구류 회사 카드팩토리를 창립한 딘 호일입니다. 엔지니어였던 딘 호일은 1993년 아내와 함께 축하 카드를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고, 봉고차에 300만 원어치 카드를 싣고 다니며 팔았다고 하네요. 4년 만에 매출 2억원을 달성한 그는 이를 종잣돈으로 사업을 확장해 매장을 900개까지 냈습니다. 이어 2010년 카드팩토리를 3억 5000만 파운드(약 5250억원)에 벤처캐피털에 팔았습니다. 허더즈필드타운의 오랜 서포터즈였던 그는 2009년 허더즈필드타운을 매입해 구단주가 됐습니다. 카드회사로 성공을 거둔 오랜 서포터즈 구단주. 허더즈필드타운의 성공스토리만큼이나 동화 같은 성공 스토리입니다.

태국 킹파워의 '마법', 레스터시티 

레스터시티는 EPL 2015-2016 시즌 '마법 같은 우승'을 차지한 주인공입니다. 무려 창단 132년 만의 우승이었습니다.

레스터시티는 마틴 오닐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1997년과 2000년 리그컵에서 우승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 오닐 감독이 셀틱으로 옮기며 레스터시티의 짧은 전성기는 막을 내렸죠. 반등 기회는 2010년 찾아왔습니다. 태국 킹 파워 그룹의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다가 유니폼 메인스폰서십과 함께 구단을 매입한 거죠. 레스터시티는 2014-2015시즌 내내 강등권에 머물다, 마지막 9경기에서 7승 1무 1패라는 '기적적 뒷심'을 발휘하며 1부리그 잔류에 성공했습니다. 당시 감독은 나이젤 피어슨이었습니다. 그는 팀 후보 선수였던 아들 제임스 피어슨이 친선 경기차 방문한 태국에서 미성년자 성매매와 동양인 비하 발언을 한 동영상이 공개되며 감독직을 내려놨습니다.

피어슨에 이어 레스터시티의 감독을 맡은 사람은 그리스 팀 감독 출신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입니다. 그가 바로 창단 132년 만의 EPL 우승을 일궈낸 장본인입니다. 당시 레스터시티는 11경기 연속골로 EPL 신기록을 수립한 제이미 바디(시즌 24골)와 리야즈 마레즈(17골 11도움), 은골로 캉테 등의 활약으로 38라운드까지 단 3패(23승 12무 3패) 만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도박사들은 2015-2016시즌 시작 전 레스터시티의 우승 확률을 5000 분의 1로 내다봤습니다. 0.02%의 확률. 아마추어 골퍼가 한 라운드에서 홀인원 할 확률, 지구 문명이 파괴될 정도의 천체 충돌이 100년 안에 일어날 확률과 같다고 하네요. 만약 당신이 2015-2016 시즌 전 레스터시티의 우승에 10만원을 걸었다면 5억 원을 벌수 있었을 겁니다. 실제로 레스터시티의 우승에 돈을 건 사람은 총 25명으로 이들의 배당금은 160억원으로 추산됐다네요.

레스터시티 출신의 가장 유명한 선수로는 1980~90년대 잉글랜드의 대표 스트라이커 게리 리네커가 있습니다.

오른쪽은 부의장을 맡고 있는 아들 아이야왓 스리바다나프라바다.  [EMPICS Sport]

오른쪽은 부의장을 맡고 있는 아들 아이야왓 스리바다나프라바다. [EMPICS Sport]

레스터시티의 구단주는 앞서 말했듯 태국 출신의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다 입니다. 그는 2015-2016시즌 우승 확정 후 자신의 운을 시험해 보겠다며 재미 삼아 카지노에서 배팅을 했다가 42억 원의 잭팟을 터뜨리기도 했죠(되는 사람을 뭘 해도 됩니다). 우승 직후엔 선수단 전원 19명에게 BMW i8 차량을 선물하며 진정한 '슈가 대디'로서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스리바다나프라바는 킹 파워 그룹을 통해 부를 축적했습니다. 1989년 설립된 킹 파워 그룹은 여행업을 중심으로 돈을 벌다 주요공항 면세점 독점권을 확보하며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태국의 관광산업이 성장하며 킹 파워 그룹의 매출도 계속 올랐는데요, 지난해 기준 매출액 24억 달러(2조 5670억원)를 기록했습니다.최근에는 태국 제1의 항공사인 타이 에어아시아 지분 39%를 2억 2500만 달러(240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습니다.

스리바다나프라바 개인의 재산은 50억 달러(5조 3500억원)로 태국 내 5위, 전 세계 257위의 부자입니다. 태국 왕가는 킹파워 그룹의 독점 문제를 문제 삼아 2020년 이후에는 공항 내 면세 특권을 박탈할 방침이라네요.

"'밤비노 저주' 깬 레드삭스처럼" 리버풀

한국에도 팬이 많은 리버풀입니다. 리버풀은 두 말하면 잔소리인 EPL 명문구단 중 하나죠. 리버풀의 골수팬을 부르는 '콥(Kop)'이라는 용어가 보통명사처럼 사용될 정도입니다. 리버풀의 리그 통산 우승 횟수는 18회(역대 2위),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5번이나 차지했습니다.

[리버풀 홈페이지]

[리버풀 홈페이지]

2000년대 중반까지 빅4라 불리며 EPL을 주름잡았던 리버풀은 2007년 톰 힉스와 조지 질레트가 공동 구단주가 되며 침체기를 겪었습니다. 힉스와 질레트는 중동에서 대출을 받아 2억 1890만 파운드(3200억원)에 리버풀을 인수했는데, 대출금을 갚으려다 보니 구장 건설이나 선수 영입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들었습니다.

2008-2009 시즌 당시 리버풀 감독이던 라파 베니테스는 리그 2위의 호성적을 올렸지만, 구단주와의 충돌로 2010년 감독직을 내려놨습니다. 베니테스 감독은 최근 발간한 저서에서 "당시 리버풀은 축구 클럽이 아니었다. 사업이었을 뿐이었고, 나는 은행 관리자가 되어야만 했다"며 힉스·질레트 구단주를 비판했습니다.

힉스는 미국 NHL의 댈러스 스타스와 MLB의 텍사스 레인저스도 운영했는데, 2001년 박찬호 선수를 FA로 텍사스 레인저스에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영국과 미국에 3개 프로구단을 운영하던 그는 결국 막대한 대출 부담으로 디폴트 선언을 했습니다. 힉스와 질레트 구단주는 자신들이 구단을 산 금액의 3~4배 가격에 리버풀을 매물로 내놔 엄청난 욕을 먹었습니다. 결국 리버풀 보드진과 소송 끝에 구단주 자격을 박탈당했습니다. 리버풀 보드진은 존 윌리엄 헨리 소유의 뉴잉글랜드 스포츠 벤처(NESV)에 3억 파운드(4500억원)를 받고 팀을 넘겼죠.

왼쪽은 존 헨리의 아내 린다 피주티. [유튜브]

왼쪽은 존 헨리의 아내 린다 피주티. [유튜브]

리버풀이 고생 끝에 새로 고른 구단주 존 윌리엄 헨리는 투자회사인 존 W 헨리&컴퍼니의 창립자입니다. 그는 미국 신문 '보스턴 글로브'와 MLB의 명문 구단 보스턴 레드삭스도 소유하고 있습니다. 로쉬 펜웨이 레이싱팀의의 공동 소유주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역시나 글로벌 스포츠 그룹입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콩 등 작물의 판매 가격 리스크를 관리할 방안을 공부하다 직접 회사를 차렸습니다.

어릴 적 꿈은 MLB 시즌 티켓을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그가 1989년 마이너리그 야구단 투썬 토로스를 인수하고 1991년 MLB 뉴욕 양키스의 지분을 일부, 1999년에는 플로리다 말린스 구단을 사들였으니 성공한 덕후, 이른바 '성덕'이라고 부를 만 합니다. 헨리는 이후 2002년 말린스를 팔고 대신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 내셔널스), 보스턴 레드삭스를 인수했습니다.

그는 금융 분야의 데이터 기반 시뮬레이션 기법을 야구단 경영에 적용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가 인수한 보스턴 레드삭스는 2004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며 84년간 이어지던 '밤비노의 저주'를 깼습니다.

헨리가 금융회사 운영을 접고 스포츠 벤처로 뛰어든 건 2000년대 초반 부터였습니다. 2001년 뉴 잉글랜드 스포츠 벤처스를 설립해 보스턴 레드삭스와 NHL의 보스톤 브루잉스 등을 사들였고, 2011년에는 3억 파운드(약 4500억원)를 들여 리버풀을 매입했습니다. 뉴 잉글랜드 스포츠 벤처스는 2010년 이름을 펜웨이 스포츠 그룹으로 바꿨습니다. 현재 헨리의 자산은 25억 달러(2조 6700억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콥'들은 헨리를 '좋은 구단주'로 평가합니다. 헨리를 파산 직전의 팀을 구하고 위르겐 클롭이라는 명장을 데려와 팀을 리빌딩했으니까요. 그가 구단주에 부임한 뒤 리버풀은 2013-2014시즌 리그 2위에 올랐습니다. 2015년 클롭 감독이 부임한 뒤에는 '게겐 프레싱'을 통해 유로파 컵 준우승(2015-2016)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올 시즌도 리그 득점 선두인 이집트 출신 모하메드 살라를 앞세워 리그 3위를 달리고 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강에 올라 있습니다.

'슈가 대디' 대명사 만수르의 맨체스터시티 

맨체스터시티는 1990년대까지 EPL에서 주목받는 팀이 아니었습니다. 3차례 리그에서 강등 당했고, 3부 리그까지 떨어진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2002-2003 시즌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했고, 2006-2007 시즌 탁신 친아왓 전 태국 총리가 인수하며 상승세를 탔습니다. 탁신은 IT기업 및 정치권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명장'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을 선임했고 순위를 9위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태국에서 불법정치자금 수사가 진행되며 탁신은 2008년 9월 맨시티를 아랍에미리트(UAE)의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하얀에게 팔았습니다.

[중앙일보DB]

[중앙일보DB]

만수르는 현 UAE 부총리이자, 아부다비 현 국왕의 동생입니다. 국제석유투자회사(IPIC) 사장, 시티 풋볼 그룹 회장, 벤츠를 보유한 다임러AG와 바클레이스 은행, 아바르 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이기도 하죠. 5억 달러가 넘는 요트 '토파즈'를 보유하고 있고 뉴욕의 크라이슬러 빌딩도 그의 소유라네요. 만수르의 개인재산은 약 30조원, 아부다비 왕가의 재산은 최소 600조원으로 추산됩니다. 말 그대로 갑부죠. EPL의 나머지 19개 구단주 재산을 다 합친 것보다 만수르의 재산이 더 많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만수르는 2008년 구단주로 취임하자마자 당시 맨시티의 부채 7500억원을 일시불로 갚아버렸습니다. 또 막대한 이적료를 주고 선수들을 사모았습니다. 덕분에 맨시티는 2011-2012 시즌 우승을 차지했고, 그 다음해 리그 우승컵을 안았습니다. 44년 만의 우승이었죠. 이후에는 우리가 아는 맨시티 모습입니다. 2013-2014시즌 우승, 2014-2015시즌 2위, 2015-2016시즌 4위를 기록하며 최상위권 팀으로 올라섰죠. 2016-2017시즌부터는 FC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을 맡았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데려왔고, 올해 우승을 앞두고 있습니다.

만수르가 구단주가 된 뒤 달라진 건 팀 뿐이 아닙니다. 2009년에는 홈구장을 증축하고, 구장 인근에 잔디 구장 20여개, 호텔과 카지노, 게임센터, 극장, 오페라 하우스, 디즈니랜드 등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홈 관중의 편의를 위해 좌석에 열 시트를 설치해 주고,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을 위해 경기장 인근 펍을 매입하고 스타 셰프를 고용하기도 했죠.

만수르 구단주는 다른 갑부 구단주들과 달리 맨시티의 경기를 모두 관람하고 팬 포럼 반응도 챙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선수 영입이나 팀 운영 등을 감독에 일임하고 간섭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죠(첼시의 경우 반대로 구단주가 하나하나 구단을 살뜰하게(?) 챙겨 감독과 갈등이 심하기로 유명하죠)

맨시티의 2대 주주는 중국 국영 투자회사인 차이나 미디어 캐피털(CMC)입니다. 2015년 4억 달러(4300억원)를 주고 지분 13%를 인수했습니다. 맨시티는 중국의 투자를 통해 다양한 스폰서십을 유치하고, 중국 베이징에 사무소를 내며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가치는 세계 1등, 성적은 불안불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878년 창단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구단으로 평가됩니다. 프리미어리그 20회 우승으로 최다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고, FA컵 커뮤니티 실드도 21회 우승한 최다 우승팀입니다. 그 밖에 챔피언스리그 우승 3회 등 전 세계 축구클럽 중에서도 최고의 명문 클럽으로 손꼽힙니다. 2005년~2012년 박지성 선수가 뛰었던 구단으로도 유명하죠.

맨유는 1986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부임하며 승승가도를 달렸습니다. 1998-1999시즌에는 잉글랜드 구단 최초로 EPL과 챔피언스리그, FA컵에서 모두 우승하는 트래블을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2012-2013시즌에 20번째 우승을 달성 후 27년간 팀을 이끌던 퍼거슨 감독이 은퇴하며 다소 침체한 분위기입니다. 2016년 전 첼시 감독이었던 주제 무리뉴를 감독으로 선임하며 다시 한번 리그 우승을 위해 달리고 있습니다.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맨유는 1990년 트레이더인 마이클 나이튼과 루퍼트 머독의 BskyB에 의해 인수됐고, 2005년 주인이 또 한번 바뀌었습니다. 리투아니아계로 미국에서 부동산과 주차장 사업으로 돈을 번 글레이저 가문입니다. 글레이저 가문은 지금도 미국 전역에 쇼핑센터 등 부지 670만 SQL(약 18만 8000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부동산으로 번 돈을 기반으로 은행과 TV 방송 사업을 시작했고, 1995년 NFL의 템파베이 버케니어서를 1억 9200만 달러(약 1800억원)를 들여 인수했습니다. 이 구단은 슈퍼볼 우승을 차지하며 가치가 12억 달러(1조 2700억원) 이상으로 뛰었습니다.

글레이저 가문은 2003년부터 조금씩 맨유 주식을 사모아 2005년 주식 100%를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글레이저 가문은 인수자금 7억 9000만 파운드(당시 환율 약 1조 4000억원) 중 5억 2500만 파운드를 은행에서 빌려 구매했습니다. 그것도 연간 14%가 넘는 고액 이자로 대출을 받아, 구단 재정이 급속도로 악화되기도 했습니다. 맨유는 부채를 갚기 위해 최근까지 10억 파운드 이상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글레이저 가문의 맨유 투자는 성공적이었습니다. 2005년 당시 연간 수익이 1억 6600만 파운드였던 맨유는 지난해 5억 4000만 파운드(8250억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맨유는 여전히 4억 파운드가량의 빚을 안고 있습니다. 2016년 맨유가 20억 파운드(약 3조 500억원)에 매물로 나올거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글레이저 가문은 당장 맨유를 팔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글레이저 가문은 현재 맨유의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20%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돼 투자자들에게 분산되어 있습니다.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헝가리계 미국인 조지 소로스도 한때 맨유의 주주였습니다. 2012년 맨유 주식 7.85%를 획득한 그는 글레이저 가문에 이은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죠. 세계 부자 순위 30위 안에 들어가는 그는 자산만 800억 달러(85조 2500억원)에 달합니다. 철학자 칼 포퍼의 제자인 그는 스승이 운영하는 오픈소사이어티재단(민주주의,인권운동)에 약 320억 달러(25조원)를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EPL 구단주는 아무나 하나? 연재 순서]  

[데이터데이트]수익률 1만1588%...EPL 구단주 되려면
① 아스널~크리스탈팰리스
② 에버튼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③ 뉴캐슬 ~ 웨스트햄유나이티드

*일부 우승횟수 및 이름 표기 등에 대한 내용을 수정·업데이트 했습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디자인 유채영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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