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상습 강제추행 혐의 이윤택 구속…미투 폭로 38일만

중앙일보

입력 2018.03.23 21:28

업데이트 2018.03.24 12:18

상습강제추행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연희단거리패 이윤택(66) 전 예술감독이 23일 구속됐다. ‘미투(#MeToo)’와 관련한 경찰 수사 대상자 중에서 조증윤(50) 극단 번작 대표에 이어 두번째 구속자다. 이 전 감독에 대한 미투 폭로가 나온지는 38일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범죄 중대" 영장 발부
이윤택 "손해배상 포함 죄 달게 받겠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9시30분쯤에 이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피의자의 지위, 피해자의 수, 추행의 정도와 방법 및 기간 등에 비추어 범죄가 중대하므로 도망할 염려 등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이날 오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이씨는 취재진에게 “죄송하다.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운을 뗐다.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사실도 있고 왜곡도 있다. 그런 부분들은 재판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23일 연출가 이윤택씨가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했다.[사진 뉴시스]

23일 연출가 이윤택씨가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했다.[사진 뉴시스]

또한 피해자들을 회유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제가 회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가 혼자 있다”고 말했다. 지원금 유용에 대해서도 “회계담당자가 아니라서 자신의 소관 아니다”고 말했다. 이씨는 “손해배상을 포함해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다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죄를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21일 서울경찰청 성폭력범죄특별수사대는 이씨에 대해 상습강제추행과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상습성이 있어 중죄에 해당되고 외국 여행이 잦아 도주 우려나 피해자 회유 등 증거 인멸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17명이 처벌을 요구한 이씨의 범죄 사실은 총 62건이다. 하지만 경찰은 24건만 처벌 가능한 범행으로 봤다. 2013년 성범죄 친고죄 폐지 이전에 발생한 범죄는 피해 이후 일정 기간 내 신고가 없으면 처벌이 불가능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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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성폭행 혐의는 구속영장에 넣지 못했다. 상습죄 조항이 만들어지기 전에 발생해 혐의를 적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씨가 구속되기 하루 전인 22일에는 피해자들의 변호인단이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안서연 변호사는 “이씨 소유 극장이 10곳에 이른다. 하지만 이 극장들은 단원들이 타일을 붙이고 배관공사까지 해가며 지었다”고 말했다. 김보름 변호사도 “이씨가 서울 수유동 연희단거리패 단원 숙소를 파는 등 재산 처분에 나섰다. 죄질을 고려할 때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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