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까'...미-중 무역전쟁에 IT 기업 '전전긍긍'

중앙일보

입력 2018.03.23 16:31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을 알리는 총성이 울리자 국내 IT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세 적용 대상 품목에 첨단 IT 제품을 비롯해 로봇·항공우주·전기차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은 이런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반제품 등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중국 수입품에 연 500억 달러(54조원)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15일 이내로 관세 적용 대상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중국산 수입 품목을 발표할 예정이다.

IT 제품이 관세 적용 대상에 해당할 경우 국내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국내 IT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 전체 수출 가운데 소재 및 부품 수출 비중은 50% 수준인데 이 중 35%가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제조 IT 제품의 20% 정도가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관세 장벽이 높아져 중국의 대미 IT 수출이 줄면 국내 IT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한 구조다.

일각에서는 중국산 휴대전화·텔레비전 등 완제품의 경우 판매가가 올라 한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미국 내에서는 수요층이 한국 제품과 다르기 때문에 효과가 제한적이다.

한 전자 대기업 임원은 "미국의 과거 반덤핑·상계 관세 사례를 살펴보면 중국을 겨냥했는데 우리가 피해를 본 게 많다"며 "더 큰 걱정은 무역 전쟁이 확대할 경우 세계 교역이 위축되면서 한국이 2차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전망보고서를 통해 “중국산 IT 제품에 대해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단기적으로 국내 IT 업종 등 대중 중간재 수출 업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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