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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명문사학 ‘휘문고’ 재단 임대료 38억원 횡령

중앙일보

입력

휘문중 고교가 속한 학교법인 휘문의숙이 학교 강당과 운동장을 교회에 빌려주고 받은 임대료 약 38억 원을 수년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남 명문고의 ‘사학 비리’로 파장이 예상된다.

휘문고등학교

휘문고등학교

23일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9일까지 휘문고 학교법인 특별감사를 벌인 결과△학교(법인) 공금 횡령의혹 △학교(법인) 예산의 부당 사용 △학교법인 재산의 부당한 관리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본당이 경기도에 있는 A교회는 2003년부터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휘문고 강당과 운동장을 빌려 예배 장소로 활용해 왔다.  학교법인 측은 교회에 사용료를 징수하고 있으나 별도의 학교발전 명목의 기탁금을 받는 방법으로 총 38억2500만원의 공금을 횡령한 의혹을 확인했다.

휘문의숙은 교회로부터 연간 수억 원을 임대료로 받았으나 이 가운데 1억5000만 원만 학교 회계 수입으로 편입했다. 임대료 수입을 축소해 매년 수억 원을 빼돌린 것이다. 법인 계좌와 휘문고 계좌로 임대료가 입금되면 바로 폐쇄하는 수법이 쓰였다.

시교육청은 학교 회계 관리를 주도한 휘문의숙 사무국장(휘문고 행정실장 겸임)인 박모씨 외에 다수 직원이 개인적 착복 등 횡령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감사에서 의혹으로 남은 부분은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며 “부당하게 편취한 횡령액 38억여원을 회수하는 재정상 처분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10월 이 학교법인에 대한 비리 제보를 받고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9일까지 총 8일간 8명의 인력을 투입해 학교법인 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배재성 기자 honogod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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