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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도봉·수색·온수 … 서울 외곽지역 12곳 개발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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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서울 관악구 남현동 채석장은 ‘청년 특구’(아래 조감도)로 바뀐다. [사진 서울시·관악구청]

서울 관악구 남현동 채석장은 ‘청년 특구’(아래 조감도)로 바뀐다. [사진 서울시·관악구청]

서울 관악구 남현동 채석장 부지는 경기도 과천에서 서울 사당동 방면으로 들어오는 관문(關門)이다. 과천에서 서울 방향으로 남태령길을 달리다 왼쪽을 보면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1964년부터 채석장으로 활용되다 1978년 폐쇄됐지만, 40년 넘게 ‘흉물’로 남아있다. 채석장 밑 평지는 아직 건설 자재 선별장 등으로 쓰이거나 빈 공터로 돼 있다. 이처럼 방치돼 온 서울의 ‘첫인상’이 앞으로 ‘청년 특구’로 변신할 전망이다. 서울시가 채석장 부지(6만㎡) 밑 평지 약 2만5000㎡을 청년 일자리와 주거지를 지원하는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시, 접경지들 ‘관문도시’ 조성 추진 #남현동 채석장 청년특구로 재생 #도봉은 체육문화, 수색 철도기지 #취업·주거 지원 거점도시로 육성 #“수도권 균형·통합 발전 기대감”

서울시는 이 곳을 포함한 서울·경기 접경지 12곳을 재생하는 ‘서울 관문도시 조성사업 종합계획’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서울시는 우선 사당·도봉·수색 등 서울 외곽 접경지 12곳에 ‘관문(關門)도시’란 이름을 붙였다. 경기도에서 서울시에 진입하는 거점 지역이란 의미에서다.

이들 지역은 지난 50년간 개발에서 소외돼왔다. 자연환경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1970년대부터 시작된 개발억제정책의 영향이었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이들 관문도시엔 기피시설이 난립했고, 자연은 자연대로 훼손됐다”면서 “개발제한구역은 자연 보존을 강화하고 그 외의 지역은 일터와 주거지, 문화가 어우러진 거점도시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들 지역은 보존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보존과 개발을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번 계획으로 강남과 강북의 균형 발전과 수도권의 통합 발전을 기대한다. 이들 ‘관문도시’를 통해 매일 출퇴근하는 사람은 2015년 통계청 기준 250만 명에 이른다. 또 1년 동안 드나드는 물류는 약 1억1300만 t 규모다(2016년 서울시 통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서울시는 2020년 착공을 목표로 사당 일대(사당역~남태령역)를 첫 번째 시범 사업지로 정했다. 남현동 채석장 밑 평지(약 2만5000㎡)가 주요 대상 지점이다. 이곳엔 청년창업지원시설·지식산업센터와 청년·신혼부부 주택(200여 세대)이 들어설 예정이다. 남현동 채석장에서 200m쯤 떨어진 사당역 주변에는 ‘통근·통학버스 전용 정류장’ 설치도 추진된다. 이를 위해 총 사업비는 약 1400억원이 투입된다. 사당 일대는 전체 유동인구 중 20~30대 청년 비율이 42%에 이른다. 이상면 서울시 공공개발센터장은 “최근 산본·평촌과 같은 주변 신도시가 개발되고, 2016년 강남순환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사당 일대가 중심지로 부상 중인 이유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13년째 남현동에 살고 있는 직장인 최은진(39)씨는 “채석장을 지날 때마다 부지를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에 눈살이 찌푸려졌는데 청년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한다니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상반기 중에 구체적인 개발 시기와 내용 등이 담긴 종합계획 수립에 착수한다. 마스터플랜이 완성되는 대로 3단계로 사업지를 나눠 추진한다. 가장 먼저 개발에 들어가는 1단계 사업지는 사당·도봉·온수·수색 등 4개 지역이다. 의정부의 접경지인 도봉에는 동북권 최대 규모(11만㎡)의 체육·문화·생태·복합단지가 조성된다. 고양시와 인접한 수색은 ‘철도 종합물류기지’로, 인천시와 가까운 온수는 산업단지로 탈바꿈될 전망이다. 2단계는 신내·계화 등 2곳, 3단계는 신정·석수 등 2곳이다. 1단계 사업지를 우선 개발한 후 2, 3단계는 1단계와 병행하거나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이후 이미 어느 정도 도시 개발을 이룬 구파발·양재·수서·강일 등 4곳도 손 볼 계획이다.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접경지 12곳은 수도권의 통합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다. 이 곳을 잘 발전시키면 이른바 ‘강남 쏠림’ 현상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다”면서 “다만 이들 지역에서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생산 도시’로서의 역할을 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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