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 왕자가 마클과의 혼전계약서 작성을 거부한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18.03.23 01:48

업데이트 2018.03.23 08:06

5월19일 결혼하는 영국 해리 왕자와 미국 배우 메건 마클. 결혼을 앞두고 각종 왕실 공무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중앙포토]

5월19일 결혼하는 영국 해리 왕자와 미국 배우 메건 마클. 결혼을 앞두고 각종 왕실 공무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중앙포토]

할리우드 배우를 비롯한 셀럽들의 결혼 필수품이 된 혼전계약서(Pre-nuptial Agreement). 이혼할 경우 자녀 친권과 양육권은 물론, 위자료와 재산분배 등에 관한 내용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다.

그런데, 오는 5월19일 미국 배우 메건 마클과 결혼식을 올리는 영국 해리 왕자가 혼전계약서 작성을 거부한 사실이 밝혀졌다.
21일 영국언론들은 해리 왕자의 측근들을 인용, “혼전계약서는 필요 없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왕위 계승서열 5위인 해리 왕자가 “이제야 운명의 사람을 만났다. 내 생에 이혼은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해리 왕자 커플과 마클 손에 끼워진 약혼반지. 보츠나와산 커다란 다이아몬드 하나 양쪽으로 해리 왕자의 어머니 고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유품인 작은 다이아몬드 두 개가 박힌 모양으로, 해리 왕자가 직접 디자인했다. [중앙포토]

해리 왕자 커플과 마클 손에 끼워진 약혼반지. 보츠나와산 커다란 다이아몬드 하나 양쪽으로 해리 왕자의 어머니 고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유품인 작은 다이아몬드 두 개가 박힌 모양으로, 해리 왕자가 직접 디자인했다. [중앙포토]

이에 앞서 지난 20일 출간된 해리 왕자의 전기 ‘Harry: Life, Loss and Love’에도 이런 대목이 담겼다. 왕실작가인 저자 케이티 니콜은 “로열패밀리가 혼전계약서를 교환하는 일은 별로 없다. 셀럽끼리 결혼하는 경우엔 계약서 교환이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해리 왕자와 메건은 셀럽이 아닌 왕실 멤버”라고 밝혔다.
니콜에 따르면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윌리엄 왕세손도 엘리자베스 여왕의 4명의 자녀(찰스 왕세자, 앤 공주, 앤드루 왕자, 에드워드 왕자) 모두 결혼 전 배우자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Prince Harry: The Inside Story’의 저자 던컨 라콤도 영국 왕실 재산의 대부분이 엘리자베스 여왕 소유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런 상황에선 혼전계약서가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해리 왕자가 혼전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진정한 사랑”이라는 찬사와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메건은 미국 영화 제작자인 트레버 엥겔슨과 2011년 9월 결혼했으나, 2년만인 2013년 파국을 맞았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4남매 중 에드워드 왕자를 제외한 3명이 모두 한차례 파경을 맞는 등 왕실에서도 이혼전례는 드물지 않다.

 고 다이애나빈과 어린 두 아들 윌리엄 왕세손(왼쪽)과 해리 왕자. [중앙포토]

고 다이애나빈과 어린 두 아들 윌리엄 왕세손(왼쪽)과 해리 왕자. [중앙포토]

여기에 해리 왕자는 지난 1997년 파리에서 자동차 사고로 숨진 모친 다이애나빈으로부터 상속한 유산 외에도 2500만~4000만 달러(약 260억~420억원)를 가진 자산가다. 메건도 인기 미국드라마 ‘슈츠(Suits)’ 편당 출연료로 5만달러(약 5500만원)를 받은 인기 배우임에는 틀림없지만 그가 보유한 자산은 560만 달러(약 60억원) 수준이다.
지난 2011년 윌리엄 왕세손과 캐더린 미들턴 왕세손빈 결혼 당시 독일 일간지 ‘빌트’는 미들턴이 윌리엄과 이혼할 경우 자녀 양육권을 포기하고 이혼수당만 받겠다는 내용의 혼전계약서를 썼다고 보도했다. 왕실 직계가족이 되는 만큼 최소한의 약속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원만한 이혼 유도하는게 왕실 룰 

왕실 전기작가인 라콤에 따르면 영국 왕실은 ‘가급적 원만한 이혼’을 유도하고 있다고 한다. 결별 후에도 두 사람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왕실은 이혼 후에도 상대방을 배려하고 지원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찰스 왕세자와 이혼한 다이애나빈에게 왕실은 새로운 칭호와 위자료를 지급했다. 이때 왕실 측에서 경호를 제공할 것을 약속했지만 다이애나빈이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의 결혼식은 5월19일 잉글랜드 윈저성 세인트 조지 교회에서 열린다. 일반인을 포함해 하객 2600여 명이 참석하며, 재결합한 스파이스걸스가 축가를 부를 예정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손주 며느리가 되는 마클은 이달 초 성공회 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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