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구속수감 … 법원 "증거 인멸 우려"

중앙일보

입력 2018.03.23 01:41

업데이트 2018.03.23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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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10억원대 뇌물수수,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새벽 서울 논현동 자택을 출발해 서울동부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노태우·전두환·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대한민국 헌정사상 네 번째로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 됐다. [최승식 기자]

110억원대 뇌물수수,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새벽 서울 논현동 자택을 출발해 서울동부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노태우·전두환·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대한민국 헌정사상 네 번째로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 됐다. [최승식 기자]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22일 밤 구속됐다. 검찰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지 사흘 만이다. 불과 1년도 채 안 돼 전직 대통령 2명이 잇따라 구속 수감된 것이다. 앞서 박근혜(66)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31일 법원의 영장심사를 거쳐 구속됐었다.

법원 “증거인멸 우려” 영장 발부 … 전직 대통령 4번째 구속
MB “국민 눈높이에 미흡 … 모든 게 내 탓” 자필 입장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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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11시6분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정황에 비춰 볼 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던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제공한 차량을 타고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로 이송됐다. 전직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건 노태우·전두환·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심사는 서류심사로만 진행됐다. 이 전 대통령이 구속전 피의자 심문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한 지난 1월 1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수사를 문재인 정부의 ‘정치 보복’으로 규정했다. 지난 14일 검찰 소환 조사에 응했지만 영장심사는 거부했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이날 오전 법원에 36쪽 분량의 의견서를 내고 불구속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영장 발부 직후 공개한 자필 입장문에서 "누굴 원망하기보다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며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입장문 전문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통령이 되어 ‘정말 한번 잘해 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 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재임 중 세계 대공황 이래 최대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같이 합심해서 일한 사람들 민과 관, 노와 사 그 모두를 결코 잊지 못하고 감사하고 있다. 이들을 생각하면 송구한 마음뿐이다.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2018.3.21 새벽 이명박

이동현·윤호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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