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박정희와 더불어민주당의 안창호 중 웃는 사람은 누굴까. 최근 더불어민주당 안창호(41) 충북 시민재단 운영위원과 자유한국당 박정희(45) 청주 시의원이 청주 오창읍 지방의원 선거에 동시에 출마해 화제다.
같은 지역에서 출마한 이들은 한때 맞대결까지 예상됐다. 하지만 안 운영위원이 도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박 의원은 시의원 3선에 도전하는 거로 방향을 잡으면서 실제 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대표하는 인물인 독립운동가 안창호 선생과 박정희 전 대통령과 동명이인이다. 두 예비후보가 각각 민주당과 한국당 소속으로 출마한다는 점에서 지역 유권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 주민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지역에서 안창호와 박정희 후보가 동시에 출마한다니 벌써 어떤 결과가 나올지 흥미진진하다"며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충청북도에서는 다양한 인연이 있는 후보들의 이색 대결도 예고하고 있다.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심의보 전 충청대 교수와 황신모 전 청주대 총장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동문이다.
이들은 월곡초, 대성중, 청주공고, 청주대를 졸업했다. 황 전 총장이 고등학교까지 1년 후배지만, 대학은 심 전 교수가 청주교대를 졸업하고 청주대에 편입한 탓에 선배다. 이들은 김병우 교육감에 맞서기 위해 후보 단일화에 합의, 경쟁자에서 동반자가 될 가능성도 남겨두고 있다.
오랫동안 질긴 대결을 벌이는 후보들도 있다. 자유한국당 공천을 신청한 이필용 군수와 이기동 전 도의원은 음성군수를 놓고 세 번째 공천 대결을 벌이게 됐다. 2002년부터 2010년까지 한나라당 소속으로 나란히 7∼8대 도의원을 지냈지만 2010년 동시에 군수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들의 운명이 엇갈렸다.
당시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이 군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 전 의원을 물리쳤고, 2014년에도 이 군수가 새누리당 공천을 받으며 재선의 영예를 안았다. 이 때문에 이들의 공천 경쟁은 지역 정가에서 '숙명의 대결'로 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홍성열 증평군수와 유명호 전 군수도 세 번째 대결을 벌인다. 2010년 군수였던 유 전 군수는 무소속으로 3선에 도전했으나 당시 군의원이었던 홍 군수에게 패했고, 2014년에는 새누리당으로 출마했으나 역시 홍 군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에는 유 전 군수가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본선이 아니라 당내 공천을 놓고 예선전에서 맞붙게 됐다.
자유한국당 최광옥 도의원은 지방의원 7선이라는 진기록에 도전한다. 최 의원은 1995년 청주시 의원에 당선된 뒤 시의회와 도의회를 오가며 한 번도 의원직을 놓치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 지방의원 재임 기간이 무려 27년이 된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