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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의 '무릎 호소'로 17년만에 장애인 학교 2곳 설립된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장애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지역 주민에게 '무릎호소'를 하며 조속한 설립을 촉구했던 장애인 학교 두 곳에 대한 건축 설계가 마무리됐다. 두 학교는 시공업체 입찰과 공사를 거쳐 내년 9월에 개교된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 탑신초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토론회'에서 지역 주민 앞에서 장애 학생 어머니가 무릎을 꿇은 채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서울 강서구 탑신초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토론회'에서 지역 주민 앞에서 장애 학생 어머니가 무릎을 꿇은 채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고 있다. [중앙포토]

서울시교육청은 22일 서울 강서지역의 특수학교(서진학교)와 강남서초지역 특수학교(나래학교)에 대한 건축설계를 최종 완성했다고 밝혔다. 또 26일에는 서진학교가 들어설 공진초(서울 강서구) 건물에서 장애인 자녀의 학부모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특수학교 설립추진 설명회’도 개최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서진·나래학교 건축설계 완성 #내년 9월, 서울서 17년만에 특수학교 개교

서진·나래학교는 2002년 경운학교(서울 종로구)가 설립된 이후 17년 만에 들어서는 특수학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특수학교에서 실제로 생활하게 될 장애 학생들을 위해 제대로 된 교육여건 갖추고자 설계과정에서부터 만전을 기했다”고 말했다.

서진학교는 연면적 1만2661㎡로 지상4층, 지하1층 규모다. 학생들을 위한 직업체험실과 직업실습실을 설치하고, 중앙공원에는 학생·학부모는 물론 지역 주민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북카페 공간을 마련했다.

나래학교는 연면적 9864㎡로 지하1층, 지상3층으로 지어진다. 지체장애 학생을 위한 시설인만큼 치료와 재활훈련이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수중 훈련실, 감각운동지각 훈련실, 행동적응 훈련실이 설치된다.

현재 서울시 8개 자치구에는 특수학교가 없다. 이 지역에 사는 학생들은 원거리 통학을 할 수밖에 없다. [중앙포토]

현재 서울시 8개 자치구에는 특수학교가 없다. 이 지역에 사는 학생들은 원거리 통학을 할 수밖에 없다. [중앙포토]

당초 서울시교육청은 서진·나래학교를 내년 3월 개교하겠다고 수차례 발표한 바 있다. 개교 시기가 예정보다 6개월 뒤로 미뤄진 것이다. 이에 대해 장애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6·13 지방선거를 앞둔 교육감이 지역 주민의 반발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착공 시기를 늦춘 게 아니냐”며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설계 과정에서 서진학교는 연면적이 증가, 내진보강 설계 절차가 추가됐고, 나래학교는 그린벨트 지역이라 건물 신축을 위해 국토부 심의 절차를 거쳐야 했다”며“예상보다 설계 기간이 늘어나 부득이하게 착공이 늦춰진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리한 공사로 개교를 앞당기기보다는 교육 시설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개교를 6개월 미룬 것”이라며 “지방선거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26일 공진초에서 진행되는 ‘특수학교 설립 추진 설명회’에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참석해 서진·나래학교 설립 추진 과정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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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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