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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시장정보 주는 경쟁업체 직원·홈페이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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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17)

시장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려면 직접 시장조사와 간접 시장조사를 병행해서 시장 전체를 조망해야 한다. [사진 freepik]

시장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려면 직접 시장조사와 간접 시장조사를 병행해서 시장 전체를 조망해야 한다. [사진 freepik]

쓸모 있는 시장조사란 시간적 요소를 잘 담아내는 것이다. 시장이 과거에는 어떤 식으로 발전해 왔는지를 알려 주고, 향후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시장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려면 지난 호에서 언급한 직접 시장조사만으로는 부족하다. 지동설이 태양과 달 뿐만 아니라 수많은 별을 포함한 천체의 움직임을 파악했듯이 간접 시장조사를 병행해야 시장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전체를 들여다볼 수 있으면 사업 기회를 잡기가 쉬워진다.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은 투자자로부터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와 관련한 질문을 자주 받으니 간접 시장조사 요령을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국가 단위의 시장 규모는 공개 자료를 통해 얻을 수 있지만, 특정 지역이나 아파트 단지에 관한 자료를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공개된 자료에서 실마리를 찾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예를 들어 강남의 분식집 전체 시장 규모와 업체 수를 알면 업체당 평균 매출을 구할 수 있고, 특정 주거 단지의 분식집 업체 수에 평균 매출을 곱하면 그 주건 단지의 시장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더 정확한 시장 규모와 특성을 알고 싶다면, 개별 분식집을 직접 방문해 내가 추산한 업체당 평균매출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다. 공개 자료를 통해 얻은 시장 데이터는 방문한 곳과 공유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구글 키워드 검색도 시장 정보 얻는 데 유용하다

보통 상위 3개 업체가 대부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면 집중도가 큰 시장이라 한다. 상위 5개 정도의 업체가 20% 미만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면 집중도가 낮은 시장이다. 시장 집중도가 낮은 시장일수록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시장 개척의 여지가 높다고 여길 수 있겠다. 그러나 레드오션 시장에선 웬만한 차별점으로는 눈길을 끌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 상황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물론 현직 경쟁업체 직원의 의견이면 가장 좋다. 그러나 전직 경쟁업체 직원의 의견이 더 솔직하고 가치 있는 경우도 많다. 또 경쟁업체의 납품 업체, 협력사 등으로부터 얻은 결제 현황, 거래 조건, 회사 분위기 등도 도움이 된다. 경쟁 업체에서 특정 문제가 반복적으로 목격된다면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경쟁 전략을 세우기가 용이해질 수 있다.

간접 시장조사를 수행할 도구 중엔 키워드 검색이 있다. 키워드 검색은 구글 검색창이 시장 정보를 얻는 데 가장 유용하다. 키워드 검색을 통해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경쟁업체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효율적인 키워드 검색을 위해서 ‘워드트랙커’와 같은 무료 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료서비스인 '워드트랙커'에서 키워드 검색을 통해 경쟁업체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진 워드트랙커(https://www.wordtracker.com/)홈페이지 캡처]

무료서비스인 '워드트랙커'에서 키워드 검색을 통해 경쟁업체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진 워드트랙커(https://www.wordtracker.com/)홈페이지 캡처]

경쟁사 최신 동향 알고 싶으면 홈페이지 들어가보라 

경쟁사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도 간접 시장조사 방법이다. 회사 홈페이지처럼 경쟁사의 최신 동향부터 과거 소식까지 한곳에 모아 놓은 곳도 드물다. 규모가 크고 업력이 오래된 경쟁업체일수록 정보량이 방대해 홈페이지를 살펴보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스타트업은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한 의미 있는 시장 인사이트를 얻어야 한다. 시장조사의 정확성을 기할수록 그 비용은 상승한다. 외부 전문가를 고용한다면, 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그러나 비용이 싸질수록 결과물의 질적 저하를 감수해야 한다. 비용이 싸지면 겉으로는 화려한 문서 양식을 띄지만, 알맹이는 별것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장조사는 허튼 비용을 낭비하지 말고 내부에서 스타트업 창업가가 스스로 해나가야 하는 업무다. 설령 외부 전문가에게 업무를 맡기더라도 먼저 지금까지 우리가 함께 다룬 방법들을 실행해보길 권한다.

보통 시장조사는 '발제→계획→조사 대상 모집→데이터 수집→분석→보고→후속 조치'와 같은 전형적인 프로세스를 거친다. 이와 같은 전형적인 시장조사 프로세스를 거칠 때 가장 큰 문제점은 준비된 질문에 대한 답변만 얻을 수 있고, 다른 이슈가 발생했을 때는 다시 긴 프로세스를 거치야 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지속적이고 유기적인 고객 및 시장 정보를 얻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역지사지 ‘고객주도 시장조사’

스타트업과 같이 한 번의 제품 및 시장 개발 실패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조직은 고객 정보를 통해 얻은 수많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유의미한 실험과 실패를 무수히 반복한 후, 이를 모든 제품 및 시장 개발 과정에 반영해 성공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전형적인 시장조사 프로세스에 더해 고객 스스로가 질문을 정하고, 제품·서비스의 사용과 시장에 관해 갖고 있는 의견을 마음대로 회사에 전하는 '고객 주도 시장조사'를 수시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효과적으로 시장조사를 진행하려면 회사의 모든 부서가 고객에 대한 분명한 정의를 내리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사진 freepik]

기업이 효과적으로 시장조사를 진행하려면 회사의 모든 부서가 고객에 대한 분명한 정의를 내리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사진 freepik]

시장조사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모든 부서가 ‘우리의 고객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통일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분명한 고객 정의를 내리고 깊이 공유해야 한다. 아울러 드롭박스와 같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나 슬렉과 같은 협업 툴을 사용해 회사 내 임직원이 원하는 고객조사 내용을 G마켓에서 상품 검색하는 것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언제든지 살펴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에 대한 예시로 글로벌 협업공간 기업인 위워크의 '폴라리스'를 소개한다.

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 겸임교수 jkim@ampluspartners.com

비트코인의 탄생과 정체를 파헤치는 세계 최초의 소설. 금~일 주말동안 매일 1회분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연재합니다. 웹소설 비트코인 사이트 (http:www.joongang.co.kr/issueSeries/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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