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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원주에만 출렁다리?… 청양 천장호 출렁다리도 ‘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난 1월 강원도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가 개통하면서 전국의 ‘출렁다리’가 인기다. 아찔한 높이, 계곡과 물 위에서 내딛는 한 걸음은 어떤 놀이기구보다 스릴 만점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207m) 충남 청양 천장호 출렁다리. 걸을때마다 다리가 상하, 좌우로 흔들리며 아찔한 스릴감을 전해준다. 신진호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207m) 충남 청양 천장호 출렁다리. 걸을때마다 다리가 상하, 좌우로 흔들리며 아찔한 스릴감을 전해준다. 신진호 기자

원주 출렁다리 못지않게 유명한 게 충남 청양 천장호 출렁다리다. 2009년 칠갑산 아래 천장호에 설치된 출렁다리는 길이가 207m로 소금산 출렁다리보다 7m가 더 길다. 29일 개통 예정인 파주 마장호수 흔들다리(220m)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긴 출렁다리다. 동양에서는 일본 오이타현(大分県) 현수교(370m)가 가장 길다.

길이 207m·폭 1.5m로 소금강 출렁다리보다 7m 길어 #청양 특산물 구기자·고추 형상화한 16m높이 주탑 설치 #30~40㎝씩 흔들리게 설계… 바람불면 아찔함 더 느껴

출렁다리 한가운데는 청양의 특산물인 구기자와 고추를 형상화한 16m 높이의 주탑이 설치돼 있다. 그 아래를 지나면 폭 1.5m의 출렁다리가 시작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207m) 청양 천장호 출렁다리. 4월부터 11월까지 야간에도 개장한다. [사진 청양군]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207m) 청양 천장호 출렁다리. 4월부터 11월까지 야간에도 개장한다. [사진 청양군]

경사를 따라 20m쯤 걸어가자 상하·좌우로 출렁이며 곧바로 스릴이 전해왔다. 발아래로 보이는 물결이 속을 더 울렁이게 했다. 이 때문에 천장호 출렁다리를 건너는 관광객들은 “배를 타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그래서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천장호 출렁다리를 건너면 멀미를 하는 사람도 생겨난다고 한다.

천장호 출렁다리는 애초 30~40㎝씩 흔들리게 설계됐다. 소금강 출렁다리처럼 아찔한 높이를 자랑하는 다리는 아니지만, 자연스레 흔들리는 움직임에다 출렁다리 바로 아래까지 차오르는 물까지 더해져 수면 위를 걷는 느낌을 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207m) 충남 청양 천장호 출렁다리. 청양의 특산물인 구기자와 고추를 형상화한 16m 높이의 주탑이 설치돼 있다. 신진호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207m) 충남 청양 천장호 출렁다리. 청양의 특산물인 구기자와 고추를 형상화한 16m 높이의 주탑이 설치돼 있다. 신진호 기자

출렁다리에서는 어린아이는 물론 50~60대 아저씨들까지 발로 다리를 구르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장난기가 발동, 동행자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지난 16일 천장호에서 만난 김윤기(55)씨는 “어릴 적 냇물의 작은 다리를 건널 때 추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발을 굴렀다”고 말했다.

출렁다리를 건너가면 왼쪽으로 커다란 호랑이 조형물이 나온다. 조형물 앞에 설치된 안내판에는 ‘천장호에서는 천년을 기다려 승천을 꿈꾸던 황룡이 자신의 몸으로 다리를 만들어 아이를 구하고 이를 본 호랑이가 영물이 돼 칠갑산을 수호한다는 전설이 내려온다’는 설명이 쓰여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207m) 충남 청양 천장호 출렁다리. 걸을때마다 다리가 상하, 좌우로 흔들리며 아찔한 스릴감을 전해준다. 신진호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207m) 충남 청양 천장호 출렁다리. 걸을때마다 다리가 상하, 좌우로 흔들리며 아찔한 스릴감을 전해준다. 신진호 기자

호랑이 조형물을 지나면 왼편으로 가면 칠갑산 정상과 천장호 주변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이 조성돼 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은 산책길을 걷고 친구나 연인들은 칠갑산 정상까지 다녀온다. 출렁다리에서 칠갑산 정상까지는 3.6㎞다. 가판을 계단을 오르기 때문에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한다.

오른쪽 산책로를 따라 360m를 걸어가면 소원바위를 볼 수 있다. 마을 주민들이 ‘잉태바위’라고 부르는 소원바위는 정성을 다해 바위를 만지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출렁다리를 찾는 관광객들이 빠지지 않고 들르는 명소다.

천장호 출렁다리를 건너 오른쪽 산책로에 있는 소원바위. 잉태바위라고도 불리는 바위를 만지면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신진호 기자

천장호 출렁다리를 건너 오른쪽 산책로에 있는 소원바위. 잉태바위라고도 불리는 바위를 만지면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신진호 기자

바위 앞에는 관광객을 위해 소원을 쓸 수 있도록 펜과 한지가 마련돼 있다. 바위 아래 줄에는 관광객들이 남긴 수많은 소원 종이가 걸려 있었다. 소원이 간절했던지 바닥 돌에도 관광객이 적어 놓은 소원으로 가득했다.

친구 부부와 소원바위를 찾은 김동일(60)씨는 “우리 부부 모두 건강하고 아들과 딸도 좋은 직장에 취직하게 도와달라고 소원을 빌었다”며 “말로만 들었는데 출렁다리에 와보니 산책길도 좋고 볼거리가 많아 좋다”고 말했다.

천장호 소원바위를 찾은 관광객들이 소원을 적은 종이를 건 뒤 소원을 빌고 있다. 신진호 기자

천장호 소원바위를 찾은 관광객들이 소원을 적은 종이를 건 뒤 소원을 빌고 있다. 신진호 기자

천장호는 여성의 자궁 형태와 모습이 비슷해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임신과 자손 번창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져 온다. 바위 앞에는 ‘2013년 할머니가 아들이 44살이 되도록 아기를 얻지 못하자 이 바위를 찾아와 지극정성을 빌자 결혼 7년 만에 아기를 잉태했다’는 설명문이 세워져 있다.

천장호 출렁다리는 4~11월 8개월간 매주 금·토·일요일에는 야간에도 개장한다. 청양을 찾은 가족·연인들을 위한 배려다. 천장호 출렁다리 관람료와 주차장 이용요금은 모두 무료다.

지난 13일 부여군 서동요 관광단지에 설치된 출렁다리. 산과 저수지, 수면과 어우러진 다리에는 조명등을 달아 야간에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부여군]

지난 13일 부여군 서동요 관광단지에 설치된 출렁다리. 산과 저수지, 수면과 어우러진 다리에는 조명등을 달아 야간에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부여군]

청양과 인접한 부여에도 지난 13일 출렁다리가 설치됐다. 드라마 서동요로 유명한 관광지에 길이 175m, 폭 2m의 출렁다리가 만들어져 관광객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산과 저수지, 수면과 어우러진 출렁다리는 교량 상판 난간에 조명등을 설치한 게 특징이다.

오각형 횃불모형의 주탑은 국보 제287호인 백제금동대향로를 본떠 만들었다. 주탑 상단에는 백제금동대향로 봉황을 조형물로 설치, 다리의 아름을 더했다고 한다. 야간에는 주탑 조명과 상판 난간 조명등이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청양·부여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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