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많이 오른 땅, 5월 안에 증여해야 세금 절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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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준

[더,오래]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13)

허 씨는 얼마 전에 발표된 ‘표준지공시지가’를 보고 자녀들에게 어떤 부동산을 먼저 증여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했다.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이라면 표준지공시지가를 유심히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A. 지난 2월 국토교통부는 올해 전국의 표준지공시지가를 발표했다. 표준지공시지가란 전국의 공시대상 토지 중 대표성이 있는 50만 필지의 공시지가를 말한다. 올해 표준지공시지가의 상승률은 전국 평균 6.02%로 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경기(3.54%), 대전(3.82%), 인천(4.07%), 충남(4.7%), 전북(5.13%)과 같이 전국 평균보다 상승률이 낮은 곳도 있지만 제주(16.45%), 부산(11.25%), 세종(9.34%), 대구(8.26%), 울산(8.22%), 강원(7.68%), 서울(6.89%)은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2018 전국 표준지공시지가. [자료 국토교통부]

물론 세법상 각종 세금에 영향을 주는 지표는 표준지공시지가가 아니라 5월에 발표되는 ‘개별공시지가’다. 개별공시지가에 따라 상속세, 증여세, 취득세, 재산세 등 각종 세금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럼 표준지공시지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표준지공시지가를 기초로 오는 5월 말에 공시될 전국 3268만 필지의 개별공시지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즉, 2월에 발표되는 표준지공시지가가 어느 정도 오르는지 알면 5월 말에 공시될 개별공시지가가 얼마일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표준지공시지가를 살펴보려면 국토교통부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에 접속해 열람할 수 있다. 내가 보유한 땅의 주소와 근접하고 지목이나 형상이 유사한 곳의 표준지공시지가를 찾은 후 지난해 개별공시지가와 비교하면 대략 내가 보유한 땅도 올해 몇 %가 인상할지 예측이 가능하다.

공시지가 많이 오른 순으로 증여해야

허씨가 표준지공시지가를 통해 자신이 보유한 토지 공시지가가 어느 정도 오를지 가늠해 보니 부산의 A 필지는 10%, 제주도의 B 필지는 15%가량 오를 것으로 확인했다. 만일 허씨가 올해 자녀들에게 부동산을 증여할 계획이라면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해야 할까?

당연히 공시지가 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제주도의 땅을 먼저 증여해 두는 것이 절세 면에서 유리하다. 중요한 것은 개별공시지가가 새로 고시되는 5월 전에 증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새로 인상되는 공시지가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제주도 토지 공시지가가 올해 15%정도 상승할 예정이라면 5월 전에 자녀에게 증여하는게 더 낫다. [사진 최충일 기자]

만일 허 씨의 제주도 토지 공시지가가 올해 15% 정도 상승할 예정이라면 5월 전후로 증여세 부담이 어떻게 달라질까? 허씨가 5월 전에 제주도 땅을 자녀에게 증여한다면 2017년 공시지가 5억원 기준 증여세는 7600만원에 이른다.

그러나 5월 말 이후에 증여한다면 새로운 공시지가가 적용돼 5억 7500만원으로 증여가액이 오르게 되고 그 결과 증여세도 약 9260만원으로 늘어난다. 공시지가 상승으로 인해 증여세 부담이 약 1660만원만큼 무거워지는 셈이다. 따라서 허 씨는 가급적 증여 계획을 서둘러 5월 안에 증여하는 것이 유리하다.

단독주택은 4월 내에 증여하면 세부담 줄어

다가구주택, 다중주택 등을 증여할 때에는 단독주택 공시가격으로 증여세를 계산한다.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4월 말을 기준으로 새로 공시된다. 따라서 올해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상승할 예정이라면 가급적 4월 말까지는 증여해야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