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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호흡기 질환…일교차 크고 건조한 날씨에 황사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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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환절기를 맞아 호흡기에 비상이 걸렸다. 새 학기가 시작된 학교와 직장엔 기침에 시달리는 이들로 가득하다. 최근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경기도 Y고교에선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는 학생이 전교생의 20%를 웃돌 정도. 일터에서도 과로했다 싶은 사람은 여지없이 감기 몸살에 걸려 고통을 받는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호흡기 질환의 정체와 대책을 알아본다.

◆호흡기 질환, 왜 극성인가=올봄은 예년보다 강수량이 적어 산불 비상이 걸릴 정도로 날씨가 건조하다. 또 일교차도 10도를 넘나들 정도로 크다. 호흡기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알맞은 환경이 형성된 셈.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정만표 교수는 "기관지는 건조해지면 섬모운동이 위축돼 바이러스 침입이 쉬워지는 데다 아침저녁 쌀쌀하게 불어오는 찬바람을 얇은 옷차림으로 맞다 보면 기관지가 수축하고 질병 방어력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호흡기에 들어온 바이러스가 '최적의 환경'에서 극성을 부리며 심한 염증반응을 일으킨다는 것.

자동차.난방.발전소.공장 등에서 나온 미세한 먼지, 높은 오존 농도, 이따금 하늘을 누렇게 뒤덮는 황사 등도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킨다. 산재의료관리원 순천병원 선병환(예방의학) 과장은 "4월 전후엔 분진도 많고, 오존 농도 역시 높아져 특히 노인, 심장병 환자, 영유아, 흡연자, 폐 질환자 등은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들려준다.

◆어떤 균이 유행하나=해마다 이맘때면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들이 막바지 활동에 들어간다. 가장 흔한 균은 RS바이러스. 정상인은 콧물.기침.열 등 감기 증상이 나타나지만 노약자는 바이러스성 폐렴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인플루엔자도 한몫한다. 서울대병원 소아과 이환종 교수는 "독감 바이러스는 최근 A형의 H3N2, H1N1, B형 등 세 종류가 12~1월뿐 아니라 3~4월에도 종류를 바꿔가며 유행을 일으킨다"고 밝힌다. 독감은 처음엔 고열과 근육통 등이 나타나는데 1~2일 지나면서 기침.인후통(목 아픔) 등 호흡기 증상으로 바뀌는 것이 특징이다.

지금부터 한 달간은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가장 유행하는 시기. 독감보다는 증상이 약하다. 그밖에 리노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 등도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호흡기 바이러스, 이렇게 극복하자=노약자는 사람 많은 장소에 안 가는 게 가장 좋다. 특히 건조주의보.황사경보 등이 내렸을 땐 외출을 아예 삼갈 것. 부득불 외출 시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자.

계절은 봄이지만 아침저녁 기온은 초겨울 못지 않게 쌀쌀하다. 따라서 외출 시 보온에 유념해야 한다. 가장 신경 써야 할 곳은 목 주위. 머플러만 잘 둘러도 체온을 2도 이상 높이는 효과가 있다. 대머리인 사람은 모자를 꼭 착용하자. 외출 후 온 가족이 손 씻기.양치질하는 일은 이젠 상식이다. 또 호흡기를 촉촉하게 만들기 위해 수분을 수시로 섭취하고, 가습기로 집안 습도를 50~60% 정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고열과 근육통이 있다면 독감이 의심되므로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이 교수는 "독감을 방치하면 노약자의 경우 폐렴으로 진행되거나, 손상된 기관지 점막을 통해 2차 세균 감염도 잘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독감이 의심될 땐 병원에서 타미플루 등 독감치료를 48시간 이내에 받아야 한다. 통상 독감 백신은 접종 후 효과가 건강인은 70~90%, 노약자는 30~40% 정도 나타난다. 백신을 맞으면 다소 증상이 약해진다.

독감이 아니라도 노약자는 바이러스 감염이 상기도(코.목 등)에서 하기도(폐)로 진행하기 쉬우므로 방치하지 말고 적절한 병원 치료를 받는 게 안전하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호흡기 질환 예방법

■ 손을 안 씻은 상태에서 무심코 눈이나 코를 비비지 않는다

■ 감기 기운이 있는 사람은 대인 접촉 시 3m거리를 유지한다

■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땐 반드시 휴지나 손수건으로 입을 가린다

■ 가정과 직장에서 수시로 수분을 섭취한다 (성인기준:하루 8잔 이상)

■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엔 가급적 가지 않는다

■ 노약자는 외출 시 가급적 마스크를 착용한다

■ 외출하고 돌아온 직후 손 씻기, 양치질을 온 가족이 실천한다

■ 실내 습도를 50~60%로 유지한다

■ 숙면을 취한다(성인 7~8시간)

■ 야채(봄나물).과일 등을 충분히 먹는다

■ 이른 아침.저녁 기온이 떨어질 땐 머플러 착용 등 보온에 신경 쓴다

■ 하루 한 알씩 비타민을 복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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