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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부 전 차관보 “검증 가능한 北 비핵화는 불가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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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도빈스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검증할 수 있는(verifiable) 비핵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고 12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최근 공개된 미국의 ‘2017 국가안보전략보고서(NSS)’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제임스 도빈스 전 미 국무부 차관보. [위키피디아]

제임스 도빈스 전 미 국무부 차관보. [위키피디아]

도빈스 전 차관보는 이날 의회전문지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검증 가능한 비핵화는 미국의 협상 대표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불가능한 목표”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은이 (검증 가능한 비핵화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 때문만이 아니다”라며 “그가 동의한다 해도 그 합의가 완전히 검증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규모도 몰라 # 미사일 실험만 안해도 美·동맹국 안전”

또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의 규모도 모르고, 보관 장소도 모르고, 무기 제조 수준의 핵분열 물질의 보유량도 모르기 때문에 북한이 아무리 많은 무기를 포기했다 해도 얼만큼이 남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도빈스 차관보는 그러나 “그렇다고 북한과 할만한 거래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다시는 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더욱 안전해질 것이고, 미국의 도시가 공격받을 우려가 없어진다면 동맹국들도 더 안전해질 것”이라면서다.

이어 “북한이 일부 무기를 포기하고 핵실험을 중단함으로써 ‘선언되지 않은 핵 보유국’이 되는 것으로도 비핵화 규범이 덜 손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일부 무기가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파괴되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비축량은 감소하고, 가시적인 대형 시설들이 폐쇄된다면 추후 (핵 프로그램의) 성장이 늦춰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빈스 전 차관보는 빌 클린턴과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보스니아·코소보·소말리아 등에서 활동한  외교관 출신으로 국무부 유럽 담당 차관보를 역임했다. 현재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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